kt wiz 조무근의 부진… 무엇이 문제일까

▲ 조무근 kt wiz제공
▲ 조무근 kt wiz제공

프로야구 kt wiz 조무근(25)은 지난해 월등한 성적과 능력을 발휘한 우완 불펜 투수다. 43경기에 나서 71.2이닝을 소화하며 8승 4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했다. 내용 면에서도 훌륭한 투구를 했다. 피안타율이 0.213, 이닝 당 출루허용(WHIP)은 1.20이었다. 9이닝 당 삼진도 10.79개에 달했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조무근은 신인 투수로서 유일하게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선발됐고, 당당히 신인왕 후보로도 뽑혔다. 대표팀에선 쟁쟁한 투수들과 함께 훈련했고, 선동열 투수코치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조무근을 보자면 전혀 다른 투수 같다. 5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이 15.75나 된다. 피안타율(0.450)과 WHIP(3.25)도 크게 치솟았다. 제구 역시 불안하다. 9이닝 당 볼넷허용률이 9개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알고도 당했던 슬라이더는 위력을 잃은 듯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이 계속되자 조범현 kt 감독은 결국 조무근을 지난 21일 2군으로 내려 보냈다.

 

무엇이 문제일까. 조 감독은 “릴리스 속도와 팔 각도가 떨어졌고, 릴리스포인트(공을 놓는 지점) 역시 지난해 다르게 뒤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시즌 조무근의 이상적인 투구를 잘 보여주는 부분은 투구 밸런스였다. 단순히 어깨와 손으로 던지는 게 아니라 하반신을 충분히 사용했다. 그리고 그 힘을 상반신으로 전달해 몸을 꺾으면서 서서히 어깨에서 팔로 보냈다. 팔은 최대한 앞쪽으로 뻗어 도달 지점에서 공을 놓았다. 그런데 올해는 이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하반신 힘이 전달되지 않아 상반신 힘만으로 공을 던진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니 팔 각도가 들쑥날쑥 이고, 릴리스포인트도 머리나 어깨 위에서 형성되고 있다.

 

심광호 kt 전력분석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역학적으로 홈플레이트와 가까운 위치에서 공을 놓을수록 구위가 좋아진다. 겨우 몇 ㎝밖에 되지 않는 차이지만 공의 무게감은 이로 인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릴리스 속도는 구속과 연결된다. 빠르게 팔 스윙을 가져갈수록 공에 속도가 붙는다는 의미다. 또 팔 각도는 제구와 변화구의 낙차에 영향을 미쳐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사실 조무근에 대한 이상기류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감지됐다. 투구 밸런스를 잃으면서 지난 시즌 140㎞ 중반대를 유지했던 직구 구속은 130㎞ 중후반으로 떨어졌고, 흡사 포크볼처럼 종으로 떨어지던 슬라이더는 꺾이는 각이 무뎌졌다. 조 감독은 “몸이 안 만들어진 건 아닌데, 아직 어려서 그런지 지난해 투구 밸런스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조무근은 현재 2군에서 지난해 투구 밸런스을 되찾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1군 복귀는 밸런스를 회복한 이후가 될 전망이다. 자칫 무리하다간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이 조무근을 2군을 내려 보낸 것도 다름 아닌 부상을 염려해서였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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