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 조무근(25)은 지난해 월등한 성적과 능력을 발휘한 우완 불펜 투수다. 43경기에 나서 71.2이닝을 소화하며 8승 4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했다. 내용 면에서도 훌륭한 투구를 했다. 피안타율이 0.213, 이닝 당 출루허용(WHIP)은 1.20이었다. 9이닝 당 삼진도 10.79개에 달했다. 이런 활약을 인정받아 조무근은 신인 투수로서 유일하게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대표팀에 선발됐고, 당당히 신인왕 후보로도 뽑혔다. 대표팀에선 쟁쟁한 투수들과 함께 훈련했고, 선동열 투수코치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 조무근을 보자면 전혀 다른 투수 같다. 5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이 15.75나 된다. 피안타율(0.450)과 WHIP(3.25)도 크게 치솟았다. 제구 역시 불안하다. 9이닝 당 볼넷허용률이 9개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알고도 당했던 슬라이더는 위력을 잃은 듯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이 계속되자 조범현 kt 감독은 결국 조무근을 지난 21일 2군으로 내려 보냈다.
무엇이 문제일까. 조 감독은 “릴리스 속도와 팔 각도가 떨어졌고, 릴리스포인트(공을 놓는 지점) 역시 지난해 다르게 뒤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시즌 조무근의 이상적인 투구를 잘 보여주는 부분은 투구 밸런스였다. 단순히 어깨와 손으로 던지는 게 아니라 하반신을 충분히 사용했다. 그리고 그 힘을 상반신으로 전달해 몸을 꺾으면서 서서히 어깨에서 팔로 보냈다. 팔은 최대한 앞쪽으로 뻗어 도달 지점에서 공을 놓았다. 그런데 올해는 이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하반신 힘이 전달되지 않아 상반신 힘만으로 공을 던진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니 팔 각도가 들쑥날쑥 이고, 릴리스포인트도 머리나 어깨 위에서 형성되고 있다.
심광호 kt 전력분석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역학적으로 홈플레이트와 가까운 위치에서 공을 놓을수록 구위가 좋아진다. 겨우 몇 ㎝밖에 되지 않는 차이지만 공의 무게감은 이로 인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릴리스 속도는 구속과 연결된다. 빠르게 팔 스윙을 가져갈수록 공에 속도가 붙는다는 의미다. 또 팔 각도는 제구와 변화구의 낙차에 영향을 미쳐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사실 조무근에 대한 이상기류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감지됐다. 투구 밸런스를 잃으면서 지난 시즌 140㎞ 중반대를 유지했던 직구 구속은 130㎞ 중후반으로 떨어졌고, 흡사 포크볼처럼 종으로 떨어지던 슬라이더는 꺾이는 각이 무뎌졌다. 조 감독은 “몸이 안 만들어진 건 아닌데, 아직 어려서 그런지 지난해 투구 밸런스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조무근은 현재 2군에서 지난해 투구 밸런스을 되찾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1군 복귀는 밸런스를 회복한 이후가 될 전망이다. 자칫 무리하다간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 감독이 조무근을 2군을 내려 보낸 것도 다름 아닌 부상을 염려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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