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류기술 첫 수출작 하늘의 新실크로드 열다

우즈베키스탄 나보이 공항 화물터미널을 가다

▲ 우즈베키스탄 나보이 국제공항 화물터미널 전경. 대한항공 제공

국내 물류기술로 만든 우즈베키스탄 나보이 물류허브가 하늘의 실크로드를 열어가고 있다.

 

16일 오후 5시(현지시각) 우즈베키스탄 나보이 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는 최종 목적지인 인도 델리행을 앞둔 수십 t에 달하는 화물이 꼼꼼하게 포장된 채 대기 중이다.

 

나보이 공항 화물터미널로 모이는 화물들은 대한민국 인천과 유럽 등지에서 온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각 지역뿐만 아니라 인도 델리, 붐베이, 두바이, 중국 등 아시아 전역으로 뻗어나가는 화물이 나보이로 모이고 있다.

 

나보이 화물터미널은 대형트럭으로 물건을 싣고 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터미널 코앞까지 철도망이 깔려 있는 독특한 구조로 설계돼 있다. 한마디로 육상 교통망과 항공망을 두루 갖춘 전천후 복합수송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나보이는 중앙아시아의 중심일 뿐 아니라 유라시아의 중심이다. 7시간 이내 유라시아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게 나보이 물류허브의 최대 강점이다. 고대 중국과 서역 각국에 비단을 비롯해 정치, 경제,

 

문화를 전달하던 실크로드가 우즈베키스탄 나보이에서 다시 시작되고 있다.

 

나보이 물류허브는 국내 물류기술의 첫 수출 작이다. 한진그룹과 대한항공은 지난 2009년 우즈베키스탄 정부와 협력관계를 맺고 나보이 공항을 물류 허브로 만들고자 나보이 공항 시설 현대화,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 구축, 배후 복합단지 건설 등 ‘나보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나보이 국제공항 현대화사업 설계와 컨설팅에 참여했으며, 오는 2018년까지 공항 운영을 총괄하는 위탁계약을 맺고 있다.

 

현재 나보이 공항에는 대한항공과 우즈베키스탄항공이 취항, 나보이를 중심으로 유럽과 아시아지역 화물을 실어 나르는 중간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나보이 공항은 대한항공의 기술력에 힘입어 우즈베키스탄 내 최고 등급 공항으로 도약했으며 냉장·냉동창고, 검역실 등 국제 기준에 들어맞는 최신식 설비를 갖추고 있다. 또 인근에 비즈니스센터, 콘도형 호텔, 스포츠센터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한진 컴플렉스가 개관, 공항 배후복합단지 개발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나보이가 활성화되는 만큼 인천 항공수요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나보이 프로젝트는 아직 미완성이다. 나보이 화물터미널은 연간 10만t 이상 처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평균 연간 처리실적은 4만~5만t에 머물고 있다. 나보이 공항과 연계된 나보이 경제자유구역에는 한국업체 4곳 등 20여 개 업체만 입주해 있어 물동량이 정체돼 있다. 앞으로 561만㎡에 달하는 나보이 경제자유구역 투자유치 성사와 우즈베키스탄 자체 물동량 증가에 나보이 물류허브의 성사가 달렸다.

 

대한항공 이경우 상무는 “나보이 공항은 그동안 잠자리비행기가 뜨던 소규모 공항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점보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교통의 요충지로 변모하고 있다”며 “우즈베키스탄 정부 측에 나보이 경제자유구역 활성화를 요청하는 한편 물동량 증대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즈베키스탄 나보이=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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