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주권의 희망투… "이제 시작이다"

▲ kt wiz 우완 투수 주권. kt wiz제공
▲ kt wiz 우완 투수 주권. kt wiz제공

kt wiz와 넥센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린 지난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kt 선발 주권(21)이 5회말 넥센 선두타자 김하성에게 2루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임병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리는듯 했지만, 후속 서건창과 고종욱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2점을 헌납했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중견수 실책과 포수 포일이 겹쳤다. 압박 속에 주권은 넥센 김하성에게 또 한 번 적시타를 맞았다. 6대1이던 점수 차는 6대4로 좁혀졌다. 승리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뒀던 주권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주권을 내리는 조범현 kt 감독의 마음이 편할 리 없었다. 앞서 조 감독은 주권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진작에 알았음에도 교체를 늦췄다. 실점이 불어나도 정명원 투수코치를 올려 다독일 뿐이었다. 주권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길 바랐던 것이다. 실제로 조 감독은 경기 뒤 “투수 교체 타이밍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주권이었기에 계속 지켜봤다. 아직 경험을 쌓아야 할 젊은 투수였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누구보다 마음이 무거운 건 주권이었다. 그는 이날만을 바라보며 인고의 시간을 견뎌왔다. 2015년 우선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주권은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시즌을 절반 넘게 날렸다. 치료와 재활을 병행한 끝에 공을 다시 잡았지만, 오랜 공백 탓에 어깨는 녹슬어 있었다. 직구 구속도 130km 초반대로 떨어졌다. 어깨에 기름칠을 다시 해야 했다. 마무리 캠프에서 캐치볼-롱토스-불펜피칭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밟으며 투구 수를 점차 늘려 갔다. 겨우내 흘린 땀은 배반하지 않았다. 주권은 스프링캠프에서 예전 구위와 구속을 회복했다.

 

주권은 지난 7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 경기에서 시즌 첫 등판 기회를 얻었다. 팀이 1대3으로 뒤진 8회초였다. 비록 홀드나 세이브를 챙기지 못했지만, 주권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그리고는 13일 넥센전 선발로 낙점됐다. 2015년 8월21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237일 만에 다시 잡은 선발 기회였다. 하지만 이날 4.2이닝 7피안타 5실점을 기록, 만족지 못할 성적으로 시즌 첫 선발 등판을 마쳤다.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 차려진 kt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주권은 “올해만큼은 아프지 않아야 한다”고 수차례 반복해 말했다. 절심함이 묻어났다. 그는 이 절심함을 가슴에 품고 13일 넥센전에서 공을 뿌렸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순 없었다. 다행히 가능성은 보였다. 4회까지 주권이 허락한 안타 수는 3개, 실점은 단 1점에 불과했다. 조 감독도 “주권이 4회까지 잘 던져줬다”며 “많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주권의 야구는 이제 시작이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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