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의 제안을 바라보는 또다른 시각은 야권연대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총선 패배로 이어질 때 나타날 수 있는 야권에 대한 심판론에 대해 부담감을 덜어냈다는 것이다.
야권 제1당의 대표로서 여타의 야권 정당에게 통합을 제안했지만 이를 국민의당이 거부하면서 야권이 총선에서 열세를 거둘 수밖에 없게 됐다는 포석을 다진 셈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경우 야권연대를 거부한 국민의당으로 야권 지지자들의 화살이 돌려지기 때문에 통합을 제의, 행여 총선에서 패배하더라도 뒷일을 보장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안철수의 마이웨이
더민주 김종인 대표의 야권통합 제안 이후 국민의당은 바로 위기감에 빠져들었다. 창당 당시의 호기로운 모습보다는 원내교섭단체 구성에도 어려움을 겪은데다 특히 수도권과 호남의 지지율이 급속도로 빠지면서 당내 의원들에게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하는 의원들에게서 이같은 모습이 더 두드러졌다.
서울 광진갑을 지역구로 하는 김한길 의원은 공식석상에서 안철수 공동대표의 야권연대 불가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김 의원은 천 공동대표가 안 공동대표의 설득을 통해 당에 복귀하기로 결정한 3월15일 “야권의 지도자들은 한달뒤의 결과를 모두 책임져야 한다”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예비후보가 출마의 변을 밝힌 뒤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그럼에도 안 공동대표는 당론으로도 결정된 만큼 야권연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 선을 그었다.
야권연대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첨예한 득표율로 승패가 갈리는 수도권에서의 전패가 예상된다는 지적에 대해 안 대표는 “차라리 광야에서 죽겠다”며 야권 연대 절대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더민주 이종걸 원내대표는 안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야권이 몰락하면 죽는건 국민이요, 민생, 이땅의 민주주의”라며 야권 지도자로서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기도 했다.
더민주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3월16일 진행된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당대당 야권연대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바라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고 피력하면서 야권연대 가 사실상 어려워졌음을 시인했다.
더민주와 정책연대를 하기로 했던 정의당도 연대와 관련 협의가 지연되면서 미뤄왔던 수도권 지역구에 후보를 내기로 방침을 선회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천정배 공동대표가 3월2일열린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최고위원과 함께 손을 들고 있다
당대 당은 “NO”… 후보대 후보는 ‘OK’
20대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야권연대가 성사되지 않으면서 야권을 향한 지지자들의 비판이 거세졌다.
시민단체와 정치 원로인들이 모인 ‘야권의 단합과 2016년 총선 승리를 위한 수도권연대’는 야권연대를 촉구하는 성명을 통해 “더민주 김 대표와 국민의당 안 대표의 무책임한 언행과 정치 지도력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은 당 차원의 수도권 연대에 나설 것을 즉각 선언하고 24일 후보 등록일 이전까지 야권후보 단일화를 성사시켜라”고 촉구했다.
이같은 요구에 제1야당인 더민주와 제2야당인 국민의당 지도부는 당대 당이 아닌 후보 간 연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었다.
당대 당 연대에 대해서는 연대가 불가하다고 밝힌 김종인 대표는 “지역구에서 개별 후보 간 단일화에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야권연대 절대 불가방침을 유지하던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도 김한길 의원의 공동 선대위원장직 사퇴와 천정배 공동대표의 당무 거부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후보 간 연대는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을 마지못해 내놓았다. 이에 따라 야권 정당 간 연대가 아닌 지역별 후보 단일화 작업이 총선에서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파주을에서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무소속 박정 후보가 통합진보당 김영대 후보와의 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로 총선에 출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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