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이 죽었다…” 퓰리처상 수상작가 폴 하딩 두번째 소설 ‘에논’

▲ 에논
퓰리처상 수상작가인 폴 하딩의 소설 <에논(ENON)>(문학동네 刊)이 출간됐다.

 

첫 작품 <팅커스>로 2010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폴 하딩의 두 번째 소설로, 딸을 잃은 아버지의 고통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작가의 통찰을 보여준다.

 

이번 소설의 주인공 찰리는 전작 시계 수리공 ‘조지’의 손자다. 그는 딸 케이트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절망한다. 깊은 슬픔에 빠진 찰리를 두고 아내는 친정으로 떠나버리고, 그는 더욱 더 진통제를 남용하고 술을 마시며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낸다.

 

끝내 자살을 결심한 그는 우연히 딸의 무덤가에서 케이트 또래의 소녀들을 만난다. 케이트를 기억하는 학교 친구들이었고, 장난스럽게 “아빠”라고 부르는 소녀들에게서 위로받는다. 그리고 다시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소설은 가혹한 슬픔과 상실에 직면한 사람들이 스스로 어떻게 고통 속에 빠뜨리는지, 절망으로 무너져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순간에 어떻게 미약한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지 그려낸다.

 

특히 지나칠 만큼 상세한 심리 묘사는 상투적인 이야기임에도 빠져들게 만드는 지점이다.

 

“전 우주를 합친 것과 비교할 때 내 비통함은 별것이 아님을 이해한다 해도 비탄에 빠지는 것을 막을 도리는 없었다.” 또는 “상처 입은 심장도 고동을 멈추진 않기 때문에.” 등이 그 예다.

 

소설가 김연수는 “환상의 무지개를 밟고 타인의 현실 속으로 들어가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어떤 소설가들은 그 무지개를 디딜 수 있게 만든다. 폴 하딩이 바로 그런 소설가”라고 평했다. 값 1만4천원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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