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전단 대량 뿌려졌는데… 대북전단은 저지

北 선전용 전단 수도권 북부서 수천장 발견
核실험 규탄 탈북자 단체 전단은 경찰이 막아

▲ 북한이 우리 군의 대북 방송에 반발하며 대남 비방용 전단을 살포해 남북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경기북부 등 수도권 일대에서 발견된 대남 비방용 전단.(왼쪽) 탈북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규탄하며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했으나 경찰에 의해 저지됐다. 연합뉴스
북한이 13일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전단을 파주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에 살포하면서 남북 관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 군은 ‘언제든지 전단 작전을 시행할 수 있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군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을 요구하는 북한의 대남 선전용 전단이 경기북부 곳곳에서 대량으로 발견됐다.

 

김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11시20분께 이상한 전단이 뿌려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대곶면 대능리 인근에 출동해 전단 1천여장을 수거했다. 또 앞서 오전 7시께 의정부시 호원동 아파트단지 일대와 장암역 인근에서도 북한의 대남용 전단 약 3천300장이 발견됐다. 파주시 광탄면 일대와 동두천시 상패동 일대 등에서도 전단이 각각 50장, 15장씩 발견됐다.

서울숲 인근 삼표레미콘 부지에서는 북한군 전단으로 추정되는 유인물 1천여장이 수거됐다. 전단을 처음 발견한 의정부 호원동 한 아파트 경비원인 S씨는 “오전 6시 처음 순찰을 할 때는 없었는데 6시30분 다시 순찰할 때 아파트 앞쪽에 전체적으로 전단이 수백장 뿌려져 있어서 신고했다”고 말했다.

 

전단은 가로 12㎝, 세로 4.5㎝ 크기의 컬러 용지로,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진을 우스꽝스럽게 비하해 합성하거나 확성기 사진에 ‘함부로 짖어대면 무자비하게 죽탕쳐 버릴 것’이라는 문구와 사진 없이 미국을 비난하는 내용의 문구만 적힌 전단 등 10여 종이다.

 

경찰은 유인물이 곳곳에 흩뿌려져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발견 지점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또 발견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는 등 경위를 조사하고 군에 인계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이날 오전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대북전단을 기습 살포하려다 경찰의 저지로 무산됐다. 이 단체 회원 5명은 이날 오전 7시께 김포시 월곶면의 모처에서 대북전단 수천장을 북측으로 날려보내려 시도했으나 미리 정보를 입수한 경찰에 제지당해 되돌아갔다. 

이들은 전단살포에 실패한 현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얼굴 사진과 ‘민족의 머리 위에 수소폭탄 터뜨리는 핵 미치광이 김정은을 끝장내자’라는 문구를 넣은 플래카드를 펼치고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규탄했다.

 

김포=양형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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