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부천병원 문종호 교수 독일 심포지엄 참석 라이브시술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최근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외국인 의사가 한 말이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센터 문종호 교수(51)의 라이브시술을 목격한 직후의 일이다.
뒤셀도르프는 196·70년대 한국인 광부와 간호사들이 많이 파견됐던 곳이다. 문 교수는 소화기내과 가운데 담도와 췌장 분야 전문의이자 박사로서 지난해 1월 미국의 제22회 췌장 및 담도 내시경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했다. 이어 아시아 의사로는 최초로 공동 총괄책임자로 선임돼 심포지엄 전반을 기획하고 내시경 라이브 시술을 보여줬다.
그는 “시술 중 예기치 못한 여러 돌발 상황이 발생해도 즉각 대처할 정도로 시술이 완전히 몸에 배어야 한다”며 “아마 많은 사람 앞에서 떨지 않고 발표할 수 있는 재능도 좀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의료진 앞에서 한국의 뛰어난 의료 수준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은 피나는 연구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내시경으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위와 달리 담도는 6∼8㎜의 지름인데다 십이지장에서 담도로 들어가는 관이 급히 꺾어져 위 내시경 방법으로 접근할 수 없다.
이에 문 교수는 3년여의 연구 끝에 ‘담도 풍선 도관을 이용한 담도 내시경 검사’를 고안해내고 2009년 이 방법으로 80여 차례 시술에 성공한 뒤 그 결과를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지에 발표했다. 나아가 환자 치료에서 의료기기 개발에 이르기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세계 담도·췌장 환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문 교수는 “담도·췌장 분야 한국의 의료 수준은 아직 뛰어나지 않은 편”이라며 “미국·유럽·일본 다음으로 우리가 4위 수준에 도달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부천=이승환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