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향한 날 선 발언 김희정 시인 첫 산문집 발간

▲ 십 원짜리 분노 김희정 著 / 삶창 刊
김희정 시인이 첫 산문집을 냈다. 문단과 사회 내ㆍ외부를 향한 날 선 발언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그녀의 비판에는 편이 따로 없다.

정치적 이해가 없다. 중요한 것은 응시하는 비판의 대상과 당위다. 이 책 <십 원짜리 분노>(삶창 刊)는 김희정 시인이 이런저런 기회로 써 왔던 글을 묶었다. 이 책은 저자 특유의 반항기(?)가 어디에 서 있는 가를 명확히 보여준다.

 

그녀의 시선은, 이 땅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한결같이 닿아 있다. 자신이 가려는 문학의 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여긴다. 그런 이런 생각과 사색은 이 책 전체에 걸쳐 고루 퍼져있다. 자신이 사는 대전이라는 공간과 생활 영역 안에서도 그녀는 물으며 사색한다.

 

그녀는 문학이나 시를 이용해 자신이 사는 오늘을 규명하지 않고 오로지 현실을 목도한다. 그래서 정치 비판적 글도, 그만큼 직선적인 것처럼 느껴진다. 가령, <아버지>란 글에서 저자의 아버지에 대한 글을 끌어들여 박근혜 대통령이 가져야할 아버지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요구한다. 또는 이명박 정권 때 벌어진 언론 탄압을 인터넷 공간의 경험을 지렛대 삼아 비판한다. 이렇게 김희정 산문은 현실과 구체적 경험에서 출발한다는 미덕을 지녔다.

 

그러면서도 이 책은 허튼 감상에도 빠지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시인의 산문이 개인적 감상에 젖어 현실을 오도하거나 포장한다. 

시적 세계 외부에 존재하는 광범위한 세계를 포괄하지 못한다. 작가는 시인이 쓰는 산문이란 시를 이루는 밑바탕, 즉 미처 시가 되지 못했거나 시를 만들어 내는 잠재의식을 조명해야 한다고 믿는다. 김희정의 산문은 그것에 말할 수 없이 충실하다. 값 1만1천원.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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