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는 못해줄 망정… 장애학생 내치는 학교

일부 학교·학부모 ‘도넘은 님비’
“장애학생 늘면 면학분위기 해친다”
특수학급 증설 반대 ‘한심한 주장’

인천지역 일부 학교와 학부모가 특수학급 증설에 집단 반발하는 님비 현상이 발생해 장애를 가진 학생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있다.

 

27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매년 5월부터 특수학생의 진학 희망 학교와 각 학교의 유휴교실 현황 등을 분석해 필요에 따라 특수학급 증설을 일선 학교에 요구하고 있다. 관련 법에 따라 고등학교의 경우 특수학생 7명당 1개 특수학급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 일반 학생의 입시에 악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특수학급 증설을 반대하는 일이 빚어지고 있다.

인천시 남구의 A 고등학교는 인근 다른 학교의 이전 재배치로 내년부터 특수학급을 기존 2학급에서 3학급으로 늘려야 하지만, 최근 학부모들이 시교육청을 찾아와 특수학급 증설을 반대하는 등의 문제를 겪었다. 이들 학부모는 특수학생 증가가 일반 학생 면학 분위기에 해를 끼친다는 이유로 특수학급 증설을 반대했다.

 

또 남동구의 B 고교는 인근 다른 학교의 통학 불편에 따른 특수학생의 진학 희망 증가로 내년부터 특수학급을 기존 1학급에서 2학급으로 늘려야 하지만, 학교 측이 특수학급 증설 거부 입장을 고집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교육청은 관련 자료와 현장 방문 등을 토대로 이미 B 고교가 유휴교실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했지만, B 고교는 일반 학생의 학부모가 특수학급 증설을 반대하는 데다 유휴교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처럼 일부 학교에서 일반 학생을 위해 특수학급 증설을 반대하는 현상이 벌어지면서 장애를 가진 학생과 학부모의 불만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한 특수학생 학부모는 “특수학생이 분위기를 해친다는 잘못된 인식 등을 고치는 데 앞장서야 할 학교가 오히려 특수학급 증설을 거부하는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 관계자는 “A 고교는 다행히도 학교장이 특수학급 증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로 해 문제를 해결했고, B 고교는 안타깝게도 시교육청 권한으로 특수학급 증설을 지시해 문제를 처리했다”며 “연차적으로 공립형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등 특수학생의 교육을 위해 시교육청이 앞장서는 만큼, 학교도 협조적으로 특수학급 증설 등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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