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한준 kt 외야수 고향에서 준비하는 ‘마지막 히트’

4년간 60억 보장 초대형 계약
모교있는 수원 컴백… 큰 의미
“마지막 야구 인생 불태울 것”

‘안타 제조기’ 유한준(34·kt wiz)이 ‘고향’ 수원으로 돌아왔다.

유한준은 지난달 29일 kt와 4년 6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 36억원, 연봉 총액 24억원(평균 6억원)을 보장하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유한준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현대 유니콘스(현 넥센) 소속으로 수원구장에서 뛰었다. 당시 선수로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숭용 kt 타격코치는 “잘 돌아왔다”며 그의 귀향을 반겼다.

 

17일 kt의 홈 구장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유한준을 만났다. 8년 만에 수원으로 돌아온 유한준은 인터뷰에 앞서 kt 모자와 겉옷을 챙겨 입었다. 그는 “이적 후 첫 공식 인터뷰인데, 이렇게 해야 소속감이 더 드러나지 않느냐”며 웃었다.

 

수원으로 돌아오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다. 유한준은 FA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 마감일인 28일 늦은 밤까지 고심했다고 한다. 그는 “넥센에 남는 게 최선이란 생각이 들었다. 프로 선수생활을 시작한 곳이고, 훈련 시스템도 잘 맞았다”고 털어놨다. 유한준은 협상 마감 30분을 남겨두고 마음을 굳혔다. “야구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기회인데, 시장에 나가 내 가치를 확인하고 싶다.”

 

유한준은 FA 시장에 나가면서 kt를 가장 먼저 염두에 뒀었단다. 모교 유신고가 있는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구단이고, 신생구단인 만큼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kt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유한준과 kt는 일사처리로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준은 “후배들이 커 가는데 있어 내 시행착오가 도움이 될 거라 봤는데, 구단도 나와 생각이 일맥상통했다”고 설명했다.

 

전북 고창 출생인 유한준이 수원을 고향이라 표현하는 데에는 모교 유신고의 영향이 크다. 부천중 3학년 시절 유한준은 왜소한 체격 탓에 진학할 고등학교가 없었다. ‘야구를 그만둘까’라고 고민을 하던 차 유신고 이성열 감독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유한준은 “정말 너무 감사해 모든 가족이 그날로 수원으로 이사왔다”며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던 것도 이성열 감독님 덕분이다. 내가 수원을 ‘고향’이라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유한준은 최근 수원에 집을 알아보고 있다. 수원에 정착해 마지막 야구 인생을 불태우기 위함이다. 유한준은 “kt는 야구 인생에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팀이다”며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 부어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선수이니만큼 백 마디 말보다 내년 야구장에서 야구로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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