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과거’ 요셉 신부와 지연 스님의 인연
규범보다 소중한 따뜻한 인간의 삶 그려
장은경의 장편소설 <요셉 신부님>(밥북 刊)은 종교를 넘어선 우정, 가족의 사랑, 한 인간의 자아성찰을 담고 있다.
저자는 “세상에 절망하고 좌절하고 있을 때 10년 전 쓴 이 글과 마주하게 됐다”며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마음의 위로를 받게 됐고, 보다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책으로 엮게 됐다”고 설명했다.
책은 주인공 요셉 신부의 시선에서 흘러간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지연 스님이 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요셉이 신부가 되기 이전, 피부병을 고치기 위해 우연히 산 속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우연 같지만 필연 같은 이들의 만남은 요셉이 신부가 된 후에도 이어진다. 요셉 신부는 마음이 무겁고 힘들 때면 늘 지연 스님을 찾아가 헝클어진 마음을 다스리곤 했다.
종교인의 시선으로 봤을 때는 참으로 불편할 만한 대목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둘의 만남을 통해 종교를 넘어선 한 인간의 우정을 그리고자 했다.
저자는 “종교를 떠나 한 사람의 인생에 다가온 인연을 말하고자 했다”며 “종교와 신념을 떠난 우정, 그 속에서 피어나는 아가페적 사랑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부와 스님의 우정, 그것 외에도 두 인물에게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 요셉 신부는 베일에 싸인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숨겨진 아들이 있다. 사제로서 규범을 어긴 사람이다.
절에 고기를 사 나르는 지연 스님 또한 승려로서 규범을 어겼다. 종교적 관점으로 봤을 때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그것 또한 결코 거북스럽게 다가오진 않는다.
저자는 “요셉 신부와 지연 스님은 어찌 보면 지탄의 대상이다. 하지만 이들의 인생은 너무나 인간적”이라며 “종교를 택하고 열심히 규범을 만들고 옳고 그름의 선을 긋는 마음에, 작은 생명보다 더 소중한 규범은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누구보다 규범의 틀 안에 갇혀 있는 인물을 통해 보다 깊이 있는 우정과 사랑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성장해 가는 한 인간의 삶이 있다. 저자는 앞서 출간한 시집 ‘날마다 고백을 해도 가슴에 남을 그리움’ ‘둥기 둥기 둥기야’, 장편소설 ‘바다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 에세이집 ‘사랑하는 일만 남았습니다’에서도 다양한 장치를 통해 인간애를 그린다.
저자는 “인간들의 감춰진 희망, 그것은 사랑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위안과 행복으로 다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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