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용기 영공침범 격추 놓고 갈등 증폭…터키 “증거 확실”vs 러시아 “사실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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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러시아 터키, 연합뉴스


러시아 터키.

러시아 전폭기가 터키 전투기에 의해 격추된 가운데, 러시아가 격추된 전폭기가 시리아 내에 머물렀고, 터키 영공을 침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서는 등 러시아와 터키 간 긴장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외신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고 당일인 지난 24일(이하 현지시각) 러시아 남부 도시 소치를 방문한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회담을 통해 러시아 전폭기 수호이(Su)-24 피격사건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터키당국이 전폭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 격추시켰다는 발표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

앞서, 터키 당국은 러시아 전폭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 자국 전투기들이 수차례 경고했는데도 응하지 않아 격추했다고 발표했다.

터키군 총사령부는 비행 추적 자료를 공개하면서 러시아 Su-24 전폭기 2대가 이날 오전 9시24분께 터키 남부 하타이 주 야일라다으 지역 영공을 지나갔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의 터키-시리아 국경선은 ‘U’자형으로 러시아 전폭기들은 시리아 북부 라타키아 주 영공에서 서쪽으로 비행하는 도중 가운데 터키 영공을 지나간 것으로 추적적되고 있다.

터키군은 성명을 통해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전폭기들에 대해 5분 동안 비상 채널로 10차례 경고했지만, 무시하고 17초 동안 영공을 침범, 계속 영공에 남아있던 1대를 교전수칙에 따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러시아 전폭기가 터키 국경에서 1㎞ 떨어진 시리아 상공 6천m에서 피격됐고, 이후 터키와의 국경에서 4㎞ 떨어진 시리아 영토에 추락했다. 전폭기가 터키를 위협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벌이는 러시아를 등 뒤에서 공격한 셈이다. 이 비극적 사건이 러-터키 관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방부도 이날 “Su-24가 (시리아 라타키아의) 흐메이밈 공군기지로 복귀하던 중 시리아 영토에서 터키 F-16 전투기에 의해 격추됐다. 관제 자료 분석도 터키 영공 침범이 없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5일로 예정됐던 터키 방문 일정을 취소했다.

그는 “터키 영토에서의 테러 위협이 높아지고 있고, 테러 위험 수위가 이집트 못지않다”고 말했다.

러시아 전폭기 피격 사고가 시리아-터키 국경 지역에서 일어난 만큼 전폭기가 터키 영공을 침범했는지는 현재로선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시리아 내 IS 격퇴전 강화를 위한 국제 공조와 러-터키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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