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지명 받은 신예 ‘좌완투수’ 봉황대기서 23.2이닝 자책점 ‘0’
34년만에 경북고 정상 이끌어
국내 선발진이 약했다. 좌완 정대현과 우완 엄상백이 버티고 있었으나, 다른 구단에 비해 현격히 무게감이 떨어졌다.
실제로 정대현과 엄상백은 이번 시즌 5승씩을 거두는 데 그쳤다. 토종 투수가 3명이나 두 자릿수 승수를 쌓은 삼성 라이온즈와 비교한다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표였다.
내년 이러한 고민을 덜어줄 선수가 있다. 신인 박세진(18)이 그 주인공이다. 2016년 신인 1차 지명에서 kt의 부름을 받은 박세진은 올해 고교 최대어로 꼽혔던 좌완 투수다.
키 179㎝ 몸무게 93㎏의 탄탄한 체격 조건에서 뿌리는 시속 140㎞대 중반의 빠른 공과 영리한 투구 운영이 장점이다. 올해 4월 열린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는 23.2이닝을 소화하면서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우수투수상을 수상하며 경북고를 34년 만에 정상으로 이끌기도 했다.
kt의 2015시즌 마무리캠프가 차려진 익산에서 만난 박세진은 앳된 모습에서 신인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으나, 마음가짐은 이미 여느 프로 베테랑 못지않았다. 박세진은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서 뛰고 있는 류현진 선배처럼 믿음을 줄 수 있는 투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 프로에서 마무리캠프는 처음일텐데.
고등학교에서 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 고교 때 훈련과 차이를 말한다면.
러닝이 고등학교 때보다 많아 힘든데, 할 때는 하고 쉴 때는 쉬는 점이 나와 잘 맞는다. 고등학교 때처럼 야수 훈련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점도 좋다.(웃음)
- 팀 분위기는 어떻게 느끼는가.
밖에서 봤을 때도 분위기가 좋아 보였는데, 실제 합류를 해보니 활기차다는 느낌이다.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재밌는 점도 많다.
- 자신의 장점을 꼽자면.
제구에 자신이 있다. 특히 몸쪽을 찌르는 공은 내 주무기이다.
(박세진이 제구를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지만, 정명원 투수 코치는 고개를 저었다. 정 코치는 “릴리스 포인트가 들쑥날쑥해서 공이 많이 빠지는 편이다. 몸쪽 공을 찌르는 것도 열 번 던지면 8, 9번이 꽂혀야 하는데 1, 2번에 그치는 정도”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보완하고 싶은 점은.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는데 커브와 써클체인지업을 장착하고 싶다.
- 조범현 감독이 과체중을 지적했는데.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현재 몸무게가 93㎏인데 가장 몸 상태가 좋았던 87㎏까진 뺄 생각이다.
- 프로 첫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다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내고 싶다. 팬들의 기대만큼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익산=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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