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하얀십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르크 샤갈(1887~1985)의 ‘하얀 십자가’(White Crucifixion·1938)를 처음으로 관람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13일 미국 시카고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제5회 이탈리아 전국 가톨릭교회 대회 참석차 피렌체를 방문, 피렌체 대성당 맞은 편에 있는 성 요한 세례당에서 애호 작품 ‘하얀 십자가’를 직접 관람했다.
러시아 유대계 출신의 ‘파리파’(Ecole de Paris) 화가 샤갈이 그린 이 유화 작품은 지난 9월24일부터 내년 1월24일까지 피렌체의 스트로치 궁전에서 열리는 종교미술 특별전 ‘신성한 아름다움(Divine Beauty) 반 고흐부터 샤갈과 폰타나까지’에 대여 중으로 가톨릭교회 대회 기간(11월9일~13일) 한시적으로 성 요한 세례당에 전시됐다.
시카고 미술관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교황이 즉위 후 피렌체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5만여명이 모여들었다고 전했다.
세례당에선 가톨릭 관계자들과 더글러스 드루이크 시카고 미술관장 등이 교황을 맞았다.
시카고 미술관 측은 ‘하얀 십자가’ 피렌체 전시를 앞두고 이번 기회에 이 작품에 대한 교황의 개인적 경험과 감상을 더 자세히 알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교황청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교황은 마중나온 여러 관계자들에 둘러싸여 그림에 집중할 여유가 없어보였고, 오랜 시간 머물지 못했다.
교황은 그림 앞에서 드루이크 관장에게 “샤갈은 카라바조(본명 미켈란젤로 메리시·1571∼1610)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화가”라고 말했으나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붙이지 않았다.
드루이크 관장은 “교황이 ‘하얀 십자가’를 직접 보게 된 것을 반갑고 기뻐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시카고 미술관 측은 교황의 ‘하얀 십자가’ 관람에 대해 “이 주요 종교예술품에 더없이 특별한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샤갈은 가로 155㎝·세로 140㎝ 크기의 이 작품을 통해 예수를 유대인으로 묘사하면서, 유대인에 대한 학대와 박해를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의 수난과 연관해 표현했다.
앞서, 교황은 아르헨티나 추기경 시절, 샤갈의 ‘하얀 십자가’를 애호작으로 꼽으면서 “십자가 처형을 잔혹하지 않고 희망적으로 표현했다. 평정심을 가지고 고통을 묘사했다. 내게는 샤갈이 그린 그림 중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라고 말한 바 있다.
교황은 샤갈을 ‘유대인이면서도 예수의 존재를 믿은 사람’으로 설명했다.
교황은 지난 2013년 가톨릭 매체 ‘내셔널 가톨릭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큰 울림을 준 화가로 카라바조를, 가장 좋아하는 그림으로 샤갈의 ‘하얀 십자가’를 꼽은 바 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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