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거리마다 건전한 수능 뒤풀이 문화
오른쪽)인천시 남동구 석정여자고등학교 정문에서 한 학부모가 간절한 표정으로 수험생의 고득점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2016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2일 오후 6시 30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일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웃음꽃이 활짝 핀 채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어울려 다녔다.
평소 학생들이 자주 찾는 패스트푸드점은 아예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학생들로 가득했다. 수능 수험표를 제시하면 햄버거를 하나 더 주는 ‘1+1’ 이벤트 효과 탓이다. 피자 판매점도 상황은 마찬가지. 수험생 할인 이벤트를 하는 한 피자 판매점엔 저녁 시간이 다가오자 많은 학생이 몰리면서 10여 명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붐볐다.
비슷한 시각 인천의 제일가는 상권지역으로 많은 학생이 찾는 부평 문화의 거리는 아예 수험생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골목길은 물론 식당 등 상가에도 학생들로 가득 찼다. 학생들이 자주 찾는 PC방과 당구장도 이날은 대기 순서를 기다리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손님으로 넘쳐났다.
연수동 먹자골목도 사정은 마찬가지. 패스트푸드점엔 줄지어 주문하는 등 학생들로 가득했다. 줄 서 있어도 학생들은 오랜 준비 끝에 시험을 마친 탓인지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미리 자리를 잡고 테이블에 앉아 친구들과 얘기하는 모습에서 홀가분한 마음도 느껴진다.
극장에도 학생 및 가족단위 손님으로 붐볐다. 학생들은 극장 곳곳에 붙어 있는 수험표를 제시하면 영화표 및 팝콘 가격 할인 등 이벤트 안내문을 읽으면서 수능을 마친 수험생으로서의 혜택을 누렸다.
특히 식당들은 평일인데도 학생들뿐만 아니라, 가족단위로 외식하는 손님이 줄을 이었다. 시험이 끝난 뒤 수험생과 가족이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외출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평일엔 매출이 좋지 않아 울상이었던 패밀리 레스토랑과 가족 뷔페 등도 이날은 주말보다 더 많은 손님이 몰렸다.
백화점과 쇼핑센터 등에도 수험생이 몰렸다. 구월동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모두 수험표를 지참한 수험생에게 기념품을 주거나, 10~20% 추가 할인 행사를 했다.
부평 문화의 거리에서 만난 이민정양(18)은 “수능을 잘 치르진 못했지만, 어쨌든 수능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에서 오는 기분은 최고다”면서 “친구들하고 그동안 못한 수다도 떨고, 노래방도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광범·김민·최성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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