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논란 ‘학교 인조잔디’ 철거도 골칫거리

도내 39개교 노후화로 ‘유해 판정’ 건강·안전 위협에 교체 요구 빗발
도교육청 “예산 확보 만만찮아”

경기도내 일선 학교에 설치된 노후 인조잔디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그대로 방치할 경우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어 학부모들의 교체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막대한 예산 문제로 교체 또는 보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10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내 2천300여개 초ㆍ중ㆍ고 중 인조잔디를 설치한 학교는 323개교에 달한다. 이 중 노후 인조잔디의 유해성 논란이 빚어지면서 안전성 검사에서 유해 판정을 받은 39개교가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각각 54억원씩 예산을 지원받아 인조잔디(27개교)를 새로 깔거나 굵은 모래 운동장(12개교)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도내 36개 학교가 여전히 설치된 지 7년 이상 된 인조잔디를 보수하지 못하고 있다. 해당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안전문제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잇따르면서 애물단지로 전락,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구리 A초교에서는 학부모 회의가 있을 때마다 인조잔디 교체 문제가 단골로 등장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인근에 위치한 B학교가 안전성 검사에서 유해 판정을 받자 인조잔디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평택 C학교 역시 인조잔디가 조성된 지 이미 10년이 지난 만큼 노후 인조잔디의 유해성을 우려하며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북부지역의 한 학교 관계자는 “인조잔디를 다시 설치할 경우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없고 천연잔디는 관리가 어려워 굵은 모래 운동장으로 돌아가는 것 밖에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며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예산 문제가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지자체 등과의 협의를 통해 천연잔디나 굵은 모래로 교체하는 학교에 한해 단계적으로 지원 한다는 방침이지만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천연잔디의 경우 관리 비용이 만만치 않아 예산 지원이 되더라도 일선 학교가 관리 등 감당하기가 사실상 어려워 굵은 모래 운동장을 유일한 대안으로 고려중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굵은 모래 운동장이 가장 현실적인 것이 사실”이라며 “예산이 적지 않게 소요되는 사업인 만큼 의견 수렴과 지자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정부=박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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