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불편한 시민의 발이 되어준 의왕경찰

부곡파출소 이천우 경위 등 3人 
딸이 경찰서에 감사편지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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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왕경찰서에 한 통의 편지가 전달됐다.

 

‘감사하신 경찰 3분께’라고 시작되는 편지의 내용은 이렇다.

 

지난 6일 오후 3시30분께 군포시에 거주하고 있는 박모 씨(86)가 장애 의자차(전동휠체어)에 몸을 맡긴 채 산책을 하던 중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다리에 총상을 입은 중증 후유증으로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던 박 씨가 의왕시 삼동 왕송고가교를 오르던 중 갑자기 전동차 건전지가 방전돼 멈추고 말았다.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박 씨는 당황해 어쩔 줄을 모르고 오르막 경사도가 높은 왕송고가 위에서 위험천만하게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마침 순찰차를 타고 왕송고가교를 지나던 의왕경찰서 부곡파출소(소장 김진옥) 이천우 경위와 김효은ㆍ신구 순경이 박씨를 발견하고 순찰차에서 내려 전동차를 밀기 시작했다.

 

1시간여 동안을 전동차와 씨름하던 3명의 경찰관은 박 씨가 살고 있는 군포시에 안전하게 도착시켰다. 이들 경찰관은 날씨도 더운데다 전동차의 무게와 왕송고가교의 높은 경사도 때문에 근무복이 젖을 정도로 땀범벅이 됐지만, 경찰관들의 얼굴에는 천사의 미소를 띠고 있었다.

 

아버지로부터 얘기를 들은 딸은 의왕경찰서에 ‘감사의 글을 전합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딸 박씨는 “아버님은 6ㆍ25 참전용사인데 왼쪽 목에 총알이 관통하고 한쪽 시력을 잃어버려 온몸이 마비돼 중풍환자처럼 거동이 불편한 가운데 전동차가 유일한 아버님의 신체 일부인데, 고가도로 위에서 건전지가 방전돼 얼마나 아버님이 당황스러웠고 막막했겠느냐”며 “하지만,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이 없었고 몸을 가누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힘겹게 전동 휠체어를 밀고 있으실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경찰관 세 분이 출동해 안전하게 귀가하게 됐는데 아버지는 ‘따뜻한 손길이 온몸에 전율이 되어 흐르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움직이지 않는 전동차를 온 힘을 다해 땀을 뻘뻘 흘리며 근무복이 다 젖은 상태로 무사히 집까지 가져다주어 아버님께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어 고맙다”며 “온 세상에 아름다운 빛이 돼 주시고 모두가 그 무지갯빛으로 희망과 소망과 감사의 사랑을 맘껏 누리며 살아가도록 더 큰 빛을 발하는 무지갯빛을 온 세상에 비춰 달라”고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의왕=임진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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