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에 시달리던 30대 남성이 병원에 침입, 프로포폴(향정신성 의약품)을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남양주경찰서는 8일 야간주거침입절도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33)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8일 0시께 남양주의 한 병원에 침입해 수면내시경실 냉장고내 소형 금고에 보관중인 향정신성의약품 프로포폴 25병과 일회용 주사기 3개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A씨는 진접읍 자신의 집에서 훔친 주사기(3㎖)를 이용해 프로포폴을 수회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불면증에 시달렸던 A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프로포폴을 투약하면 잠을 잘 잘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지난 1993년부터 2011년까지 약 18년간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면서 고등학교 졸업 이후 그래픽 디자이너로도 활동했지만, 2011년 10월 국내 입국하면서 한국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면증까지 겹쳤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병원 CCTV를 통해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A씨가 병원 건물 1층, 2층, 엘리베이터, 수면내시경실 복도를 배회하는 장면을 포착, 현장 주변 CCTV 70여대를 분석해 A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은 프로포폴 24명을 압수하는 한편 다른 병원에서도 추가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여 수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취급하는 병원은 보관 장소에 대한 시정장치를 철저히 하는 등 관리 및 보관에 신중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남양주=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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