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정이품송 후계목 고양에 새 둥지

조선 제7대 왕 세조(世祖)가 정이품(正二品)을 하사한 소나무 후계목이 고양시 호수공원에 둥지를 틀었다. 고양시는 호수예술축제를 맞아 천연기념물 103호인 정이품송 후계목을 분양받아 호수공원에 식재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에 식재한 후계목은 충청북도 산림환경연구소에서 관리하는 수령 600년 이상의 정이품송 씨앗을 발아시켜 15년간 키운 소나무이다. 이 소나무는 세조가 1464년 정이품을 하사했는데, 현재로는 장ㆍ차관, 대법원 판사, 4성 장군 등에 해당된다. 정이품보다 높은 벼슬은 정1품과 종1품밖에 없을 정도다.

당시 세조는 충청북도 속리산 인근을 지나고 있었는데, 이 소나무 때문에 세조가 탄 가마의 앞길이 막히게 됐다. 소나무 줄기가 땅을 향해 있어 길을 막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소나무 줄기로 하늘로 향하면서 길을 열어줬고, 이 광경을 지켜본 세조가 정이품을 하사했다.

시 공원관리과 김설연 과장은 “이번 기념식수는 아름다운 호수 공원에 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양과 오랫동안 함께할 후계목이다”며 “앞으로도 호수공원에 역사와 전통에 부합하는 조경수목을 지속적으로 식재해 명품공원화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양=유제원ㆍ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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