슘페터·피터 드러커 등 이론 정리 혁신을 일궈낸 인물들 사례 엮어
경제는 패러다임이다. 위기 이후 흐름이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의 대립 이후 수정 자본주의 이론이 득세했고, 수정 자본주의가 한계에 다다르자 신자유주의가 세계를 점령했다. 자본주의 이후 자본주의. 그 대변환의 사이에는 수많은 이론가와 그 인물이 나눈 치열한 논쟁의 역사가 자리한다.
<혁신가 경제학: 시대의 흐름을 바꾼 혁신가 열전> (창비 刊)은 우리 사회 대안적 경제모델을 연구해온 한신대 글로벌비즈니스 학부 이일영 교수의 책이다. 학교와 생활현장을 넘나들며 ‘혁신’을 주제로 한 강의 내용을 토대로 했다. 혁신가>
이 책에서 경제학 역사의 수많은 인물과 논쟁을 다루면서 주류경제학과 맑스주의를 넘어서는 이론들과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들을 끌어온다. 그리고는 새로운 결합과 연결로서의 ‘혁신’ 그리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주체로서의 ‘혁신가’를 제시한다.
‘혁신’은 경영학에서 자주 이야기되지만 경제학에서는 중요한 취급을 받지 못했다. 혁신을 처음으로 경제학 테두리 안에 들여온 이는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 1883~1950)다.
그는 혁신을 ‘창조적 파괴’ 행위를 통한 ‘새로운 결합’(new combination)으로 정의하고, 자본주의 체제 내 기업가(entrepreneur)에게서 새로운 결합을 행하는 혁신가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를테면 신제품 발명, 새로운 생산방법 도입, 새로운 시장 개척, 새로운 원료공급처 확보, 새로운 산업조직 구성 등이다. ‘새로운 결합’에 주목한다면 슘페터의 혁신가 개념은 자본주의 바깥으로도 확장해볼 수 있다.
혁신과 관련해 이 책에서 주목하는 또다른 개념은 ‘연결’ 혹은 ‘네트워크’(network)다. 경제학자보다는 사회학자들이 주로 관심을 보인 ‘네트워크’는 시장과도, 기업 같은 위계조직과도 구분되는 조직형태다. 네트워크는 수평적인 관계를 기초로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 선호되는 지점들이 생겨 네트워크 안에서도 불평등이 나타난다.
그러나 그런 선호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커지면 거기서 이탈하는 힘이 작용해 다시 일정한 수평성을 유지하게 된다. 한국사회의 경우 국가주도 경제성장의 관습이 남아 있어 수직적·위계적 성격이 강하다. 정부의 공권력 남용과 대기업의 ‘갑질’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이를 수평적·분권적인 네트워크 형태로 극복할 것을 제안한다.
<혁신가 경제학> 은 혁신에 관한 이론적 논의를 다룬 제2부, 그리고 혁신을 이룬 대표적 혁신가 사례를 다룬 제3ㆍ4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혁신의 이론은 슘페터부터 피터 드러커, 칼 폴라니, 로널드 코즈, 네트워크 사회학까지 다양하게 참조한다. 혁신가>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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