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가다… 동우산업㈜
지난 2014년부터 정부는 기존 지번 주소에서 도로명 주소 전면 시행에 들어갔다.
당시 우편 행정에 대변혁이 일어난 데 이어 전국 도로변에 설치된 ‘도로 표지판’의 교체도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전북 전주시 도로표지판을 도로명으로 교체하는 시범사업을 벌여 전국 지자체에 도로표지판 설치를 장려하고 있다. 도로표지판 교체 시기를 맞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교통안전 시설물 제조업체인 ‘동우산업㈜’이 알짜 강소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우산업은 국토부 시범사업으로 진행된 전주시 사업 전체를 시공했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현수식(매달아서 하는 방식)’과 ‘조립식-편지식(여러 부품을 하나의 구조물로 맞추어 짜는 방법으로 꾸미는 방식)’도로표지판과 관련된 특허 4개를 보유하고 있다.
동우산업 특허 제품은 도시미관 개선과 비용 절감, 자원 재활용, 안전성 확보 등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현수식 표지판은 설치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현수고리’로 오염물질이 흘러내려 미관상 좋지 않을뿐더러 오염 물질이 표지판 글자를 가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동우산업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현수식 도로표지판에 현수고리를 없애고, ‘슬라이딩 타입’을 도입하는 ‘현수식 도로표지판(제10-1437473호)’ 특허를 지난해 8월 등록했다.
이 방식으로 도로표지판을 설치하면 오염물질이 슬라이딩 타입으로 흡입돼 표지판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차단되고, 글자가 안 보이는 단점도 말끔히 사라진다.
또한, 훼손된 도로표지판의 경우, 윗부분은 멀쩡한데도 하단 일부만 손상되면 전체를 바꿔야 했지만, 동우산업이 개발한 조립식 평탄표지판(특허ㆍ도로표지판의 결합부채 및 이를 이용한 조립식 도로표지판-제10-1437468-2014년 8월 등록)은 한 표지판을 8개로 나눠 조립한 뒤 1곳이 훼손되면 그 부위만 교체하고, 나머지 부분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예산절감 효과가 있다.
도로표지판을 지탱하는 지주가 도로면에 설치돼 보행자 안전 위협, 미관저하, 보도침하 등의 문제점도 동우산업의 특허(세로시설물용 지주의 시공장치-제10호-1333843-2013년 11월)로 해결됐다. 동우산업 특허는 기존의 지주하부를 외부로 드러내지 않아 미관 문제를 해결했고, 지주와 지주고정대를 이중구조로 설치해 외부충격에 강하게 만들었다.
이 밖에도 가로시설물과 지주 연결 시 발생한 구조적 안정성 등을 보완하기 위해 ‘가로시설물과 지주의 조립장치’(제10-1324966-2013년 10월) 특허도 등록했다.
동우산업이 특허 기술을 도입해 시공한 전주시에서는 “도시가 완전히 달라졌다. 도로가 산뜻해지고 밝아졌다”는 호평이 이어지기도 했다.
동우산업의 특허 기술은 30여 년 이어온 장인정신에 기인했지만, 그 이면에는 노사가 한몸이 돼 가족처럼 운영되온 사풍에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20년, 15년 등 장기근속 근로자가 많을뿐더러 정년퇴직한 근로자와 재계약해 다시 일하게 하는 등 ‘평생직장’ 개념을 도입했다.
노사 간 화합문화는 고양시에서도 인정할 정도인데 사장과 사무직, 현장 근로자들로 구성된 ‘동지섣달’ 사물놀이팀은 동우산업의 자랑이다.
전홍은 대표는 장구를 치고, 이규필 상무이사는 장구, 이종억 관리팀 대리는 북을 ‘주특기’로 삼아 연습에 매진한 결과, 꽃박람회 무대에서는 기쁨도 누렸다. 동우산업은 앞으로도 노사가 한가족이 돼 그동안 이어온 제조업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제5의 특허 등록을 준비하고 있다.
고양=유제원ㆍ김현수기자
[인터뷰] 전홍은 동우산업㈜ 대표
업계 최초 4대특허 보유 완벽시공 장인정신 무장
“최근 도로명표기가 법제화돼 기존 도로 표지판 변경이 필요한 시점을 맞아 동우산업이 등록한 특허 기술은 비용절감과 자원 재활용, 도시 미관 개선 등의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교통시설물 관련 업체로는 국내 최초로 4가지 특허를 등록한 동우산업 전홍은 대표(53)는 도로명표기 변경에 따라 도로표지판 교체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전 대표는 이를 위해 국내 업계 최초로 4가지 특허를 등록했고, 중소기업청과 조달청의 제품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전 대표는 “기존의 현수식과 조립식 도로명표지판의 단점을 보완한 기술이 바로 동우산업이 등록한 4가지 특허”라며 “이 특허로 시공하면 기존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도시 미관이 개선됨은 물론이고 예산을 줄이고 자원 재활용 효과를 보게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국토부가 시범사업으로 시행한 전북 전주시 모든 도로명표지판을 동우산업 기술로 교체했다”면서 “이후 전주시가 밝고 아름다운 도시로 탈바꿈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자부했다.
이같은 성과에도 전 대표는 현행 입찰제도 때문에 종종 힘이 빠질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KS 제품을 제작하고, 관련 특허를 받은 업체가 KS 인증이 없는 업체와 같이 경쟁하는 시스템이다”며 “입찰을 따내기가 어려워 현재는 다른 업체에서 하청받아 일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전 대표는 “특허를 등록한 뒤, 중소기업청과 조달청으로부터 제품인증을 받으면 공공기관과의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일 아침 직원 조회를 통해 ‘제조업 장인정신’을 직원들에게 심어주고, ‘신용·노력·꿈’을 갖는 사람이 되자는 사훈을 되새기며 노사 간 화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전 대표는 “표지판을 세우는 지주 시공 때 시멘트 1㎥를 적게 쓰는 것은 목재, 철근, 자재비 등이 모두 줄어들어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직원들에게 국민생명을 보호한다는 신념을 갖고 성실하고 양심에 입각해 시공을 하라고 주지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동우산업은 20년, 15년 장기근속자가 많을뿐더러 퇴직 후에도 재입사 하는 평생직장의 모범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며 “꽃박람회에서는 임직원이 함께 참여한 사물놀이패 ‘동지섣달’을 만들어 공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 대표는 2015년 중소기업 유공자 표장에서 국무총리 표창장을 받았고, 중소기업진흥공단 감사로 활동 중이다.
고양=유제원ㆍ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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