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웃 학교가 ‘원수’… 수년째 ‘으르렁’

중학교 “옆 고교서 물건 투척 위험” 고교 “소음 때문에 면학 분위기 망쳐”

“학생들이 온갖 잡동사니를 담 너머로 던지는 학교가 문제일까요, 운동장 소음을 막지 못해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학교가 잘못일까요?”

이웃 간 학교가 쓰레기 투척과 소음 피해를 놓고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인천의 A 중학교는 지난 9일 인근의 B 특성화고교 학생들이 화장실 창문을 통해 물에 적신 휴지 뭉치 등을 농구장으로 던진다는 내용의 민원을 시교육청에 제기했다.

A 중학교와 B 고교는 담 하나를 사이에 둔 학교로, B 고교 화장실 창문에서 던져진 쓰레기가 A 중학교로 떨어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다.

특히 A 중학교는 지난 2013년부터 B 고교에서 망치와 만능기판 등 안전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물건까지 날라온다며 시교육청의 빠른 조치를 요구했다.

A 중학교 관계자는 “지난 5월 관련 공문을 통해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개선은커녕 공문에 대한 회신조차 받지 못했다”며 “이 문제가 반복될 경우 자칫 학생 안전사고까지 우려돼 시교육청에 민원을 넣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B 고교는 A 중학교의 민원이 특성화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으로 만들어진 엉터리 주장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A 중학교 운동장에서 발생한 소음으로 학생들이 공부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B 고교 관계자는 “A 중학교가 특성화고 학생이라는 이유로 외부인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마치 우리 학교 학생들이 화장실에서 버린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며 “A 중학교는 면학 분위기를 해치는 운동장 소음 문제부터 알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들 학교 간 문제를 두고 시교육청이 함부로 간섭하기는 어렵다”며 “두 학교 모두 원만하게 문제를 풀어갈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좋은 방향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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