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서해 꽃게 조업 철, 불법 中어선 차단하라

연평도 등 인천 서해 5도 어민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지난 7월부터 이어진 꽃게 금어기가 두 달 만에 끝나고 지난 1일부터 본격적인 조업이 재개됐기 때문이다. 인천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연평어장은 산란기 꽃게 보호를 위해 해마다 4~6월과 9~11월 등 두 차례만 조업이 허용된다. 어민들은 지난 봄 조업기간엔 어황(漁況)이 좋지 않아 어획량이 크게 줄었던 터여서 이번 가을 어기(漁期)의 풍어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의 어획량 예측 결과도 이번 조업기간 어획량은 지난해 가을(6천475t)보다 많은 7천t으로 전망돼 어민들의 기대가 한껏 부풀어 있다. 더군다나 북한의 비무장지대(DMZ)내 목함 지뢰 도발로 고조된 남북한 긴장이 고위급 회담으로 진정돼 조업통제 우려도 없어져 어느 때보다도 활기에 차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허구한 날 떼 도둑질하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 남획으로 입을 피해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어선들의 서해상 불법 조업은 과거와 달리 그 양태가 심각하다. 예전의 중국 어선들은 수 십 척이 기상 악화나 야음을 틈타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침범, 백령·연평 등 어장을 이동하며 조업해왔으나 최근엔 500~700척의 대규모 선단을 구성, 밤낮을 가리지 않고 때 없이 서해 어장을 휘젓고 있다.

불법 조업 규모가 커졌을 뿐만 아니라 낫과 칼·쇠파이프 등으로 무장, 우리 어민이 설치한 각종 어구·어망을 훼손하고 저인망식 싹쓸이 불법 남획을 일삼고 있다. 이를 단속하는 우리 해경에겐 격렬하게 저항, 지난 2011년 12월엔 이경호 경사가 순직하기도 했다. 2014년 10월엔 서해상에서 불법 조업하던 중국 선원들이 단속하던 우리 해경에 칼 등을 휘두르며 저항하다 그 중 한명이 해경이 쏜 권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그런데도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은 여전하다. 물론 해경은 세월호 침몰 참사로 재편된 후에도 해양 구조·구난과 경비업무를 꾸준히 수행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엔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가 경인아라뱃길에서 꽃게 금어기 해제를 앞두고 더 극성부릴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행위를 뿌리 뽑기 위한 단속 훈련과 고속단정 전술 평가대회를 갖기도 했다.

하지만 해경당국도 인정하듯 수 백 척씩 곳곳에서 출몰하는 중국 어선을 모조리 단속하기엔 한계가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그럴수록 단속의 끈을 늦춰선 안 된다. 어장 보호는 해양주권 수호와 직결된 만큼 중국 어선이 함부로 넘보지 못하게 해양 경비·경계 역량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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