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안보실장·통일장관-北 총정치국장·당비서 접촉은 처음 정치·군사분야 난제 및 교류·협력과제도 해결 용이 기대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를 이끌어낸 우리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김양건 노동당 비서의 최고위급 '2+2 회담'이 남북 대회채널로 굳어질 가능성도 있다.
장관급 이상의 남북 대화채널이 상시 가동되면 정치·군사 분야의 난제는 물론 교류·협력 과제도 과거에 비해 용이하게 풀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및 서부전선 포격도발로 조성된 일촉즉발의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 접촉은 지난 22일 시작 때부터 대표단의 구성과 격(格)에서 주목을 받았다.
우리측 국가안보실장·통일부 장관, 북측 군 총정치국장·당 비서(겸 통일전선부장)로 이뤄진 남북 고위급접촉 대표단은 과거에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극히 이례적 구성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렇게 구성된 남북 대표단의 회담 성격의 만남도 처음이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지난해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을 계기로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 등과 남한을 방문했을 당시 인천의 한 식당에서 김관진 실장과 오찬회담을 한 적이 있다. 우리 측에서는 당시 류길재 통일부 장관도 참석했다.
그러나 당시의 회담은 식사를 겸한 환담수준이었고 정식 회담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번 김 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의 만남은 회담 성격으로는 처음이라고 봐야 한다. 우리 국가안보를 책임진 장관급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북의 군부서열 1위 총정치국장이 회담 형식의 첫 만남을 가진 것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최고위급 남북 회담으로 기록됐다.
과거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에는 수많은 장관급 회담이 열렸지만, 우리 통일부장관과 북측 대남담당 비서겸 통일전선부장이 회담 파트너로 만나는 것도 처음이다.
과거 북측은 우리 통일부장관의 상대로 내각책임참사를 내세웠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이후 지난 2007년까지 총 21차례에 걸쳐 열린 남북장관급회담에서 남측은 통일장관이 수석대표로 나선 데 비해 북측은 내각 책임참사가 단장으로 나섰다.
내각책임참사는 북측에서는 당 부부장급, 우리로서는 차관급에 해당한다. 때로는 내각책임참사 타이틀을 달고 나왔지만 당 과장급에 해당하는 인사도 있었다. 그동안 장관급회담에 나선 북측 전금진, 김령성, 권호웅 등은 장관급으로 보기에는 비중이 떨어진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이 때문에 남북 수석대표간에 급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우리 내에서도 나오기도 했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2013년 6월 남북이 회담 대표의 격 문제를 놓고 씨름을 벌이다 무산된 경우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남북 고위급접촉 대표단 구성은 격의 측면에서 그동안 남북간 관례에 비춰볼 때 상당히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앞으로 주목되는 것은 남북간 국가안보실장·통일부장관-총정치국장·대남담당 당비서겸 통전부장 간 이른바 '2+2' 대화채널이 새로운 대화형식으로 정착되느냐 여부다.
남북간에 기존보다 격상된 고위급 채널이 구축되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향후 대화국면에서 보다 심도있고 폭넓은 대화가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정부 들어서 한동안 끊겼던 이른바 남북간 '통-통'라인이 복원되고, 대화파트너 격 측면에서도 우리 통일부장관과 북측 대남비서겸 통전부장간 새로운 채널을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북측이 이번 고위급접촉에서의 대화채널을 앞으로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북측이 남북간 군사충돌 위기 속에서 임시방편으로 우리측의 요구를 수용한 것일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북 전문가는 2+2 남북채널과 관련, "앞으로 남측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북측 군 총정치국장 간 회담은 총괄회담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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