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2차 접촉… 軍, 최고 경계태세 유지

“지뢰 사과”vs“방송 중단” 막판 합의 도출 주목

▲ 북한의 서부전선 지뢰설치 및 포격 도발과 관련 23일 남북이 군사적 대치속에 두번째 고위급 접촉을 가졌다. 사진은 지난 22일 오후 판문점에서 열린 첫번째 남북 고위급 접촉 모습. (오른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김관진 국가안보 실장, 홍용표 통일부 장관, 김양건 노동당 비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통일부 제공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 지뢰 도발 및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따른 한반도 군사적 긴장 상황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2차 접촉이 재개됐다. 이를 통해 남북이 큰 틀 안에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그러나 2차 접촉에서도 해법이 도출되지 않으면 일촉즉발의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한군은 남북 간 고위급 접촉에도 잠수함 50여척을 기동하는 등 전형적인 ‘화전양면(和戰兩面)’ 전술을 보이고 있다. 우리 군도 이에 대응, 경계 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30분께 판문점에서 남북 고위급 2차 접촉이 재개됐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남측에서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북측에선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참석했다.

이날 추가 접촉은 양측이 첫 접촉에서의 쟁점에 대해 각각 내부 조율을 거친 뒤 이뤄진 만큼 위기상황이 지속돼 남북 간 충돌로 이어질지, 극적으로 대화국면으로 전환할지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남북 대표단은 전날 오후 6시30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만나 이날 새벽 4시15분까지 마라톤회담을 벌였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우리 측은 DMZ 목함 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고, 북측은 우리 군이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을 계기로 대북 심리전의 일환으로 재개한 대북 확성기 방송의 중단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4일 DMZ 내 지뢰도발과 20일 DMZ 인근에서의 포격도발이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우리 군의 대북심리전 방송의 즉각적인 중단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앞서 고위급 접촉 전부터 지뢰도발과 포격도발에 대해 “남측이 조작한 것”이라며 발뺌해왔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위기해소의 출발은 북측이 우리 측 부사관 2명에게 큰 부상을 입힌 지뢰도발에 대해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와 책임자 처벌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북측이 요구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 문제에 대해서도 북측의 지뢰도발로 방송을 재개한 만큼 지뢰도발에 대한 북측의 성의있는 태도 이전에는 중단할 수 없다는 뜻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접촉에서 남북은 전날 양측이 제기한 입장과 제안 등에 대한 검토 과정을 거쳐 접점 찾기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난제’인 지뢰도발에 대한 해법은 일단 미룬 뒤 북측은 전방지역에 대한 준전시상태를 해제하고, 우리 정부는 대북 심리전 방송을 임시 중단하면서 일단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추가 고위급 접촉 일정을 잡는 우회로를 택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고위급 접촉에서 극적 해결책이 마련되면 남북 위기국면이 대화국면으로 전환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협상 과정에서 남북이 인도주의적 문제인 이산가족 상봉카드를 적절히 활용하며 합의도출의 여지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명관•안영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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