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발해 모든 시기 보여주는 토층 첫 발굴…청동 낙타상도 출토

▲ 사진=러시아서 발해 토층 발굴, 연합뉴스

러시아서 발해 토층 발굴.

러시아 연해주 크라스키노 발해 유적지인 염주성 터에서 발해의 모든 시기를 보여주는 토층이 발견됐다.

특히, 발해 모든 시기(698~926년) 문화가 축적된 토층 발견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동북아역사재단에 따르면 이곳에서 9년째 발굴을 진행하는 가운데, 러시아과학원 극동역사고고민족학연구소와의 작업을 통해 발해 전 시기 문화가 축적된 토층이 노출됐다.

발해 건국(698년)부터 멸망(926년)까지 230여년 동안의 시간을 담고 있는 토층이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염주성은 발해 62개 주 가운데 하나인 염주의 행정기관이자 발해와 신라·일본 간 교류의 거점지였다.

발굴을 총괄한 김은국 연구위원은 “성내 북서부 지역 중 사원지와 성벽 발굴 조사지역 표토층에서 시작해 더는 유물이 나오지 않는 생토층까지 21차례에 걸쳐 최장 230㎝ 아래까지 다듬어 간 결과, 이같은 성과를 얻게 됐다”고 말했다.

사람이 살지 않았던 공간층을 제외하면 토층은 크게 6개의 건축문화층으로 구분된다.

재단은 각 층에서 포함된 목탄시료를 여러모로 채취하고 정확한 절대연대 측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굴된 토층 최하층에서 고구려 시대의 유물로 보이는 토기가 출토됐는데 연대측정에서 맞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발해가 고구려를 계승했음을 보여주게 된다.

이번 발굴의 또 하나의 성과는 ‘청동 낙타상’ 출토다.

가로 1.8㎝, 세로 1.9㎝ 크기의 쌍봉 낙타 모양의 청동상인데 이런 모양의 유물이 발견된 것은 발해유적 사상 처음이다.

이 낙타상은 앞서 지난 2012년 발굴된 낙타뼈와 함께 발해가 육로를 통해 서역과 교류했음을 보여준다.

같은 지점에서 청동 낙타상과 함께 같은 규모의 조형물 2점이 더 출토된 점을 미뤄 이곳이 염주성의 공예품 제작소라는 점을 추정할 수 있다.

발굴지역 동쪽에서는 가로·세로 1m 이상, 깊이 50㎝의 저장구덩이가 4군데에 걸쳐 발견됐다.

저장시설이 이처럼 밀집해 나온 것도 염주성이 처음이다.

염주성 내 음식·도구 저장시설로 보이는 저장구덩이에는 동물뼈, 대형 토기편, 부싯돌, 방추차편, 철제 꺽쇠, 허리띠 과대장식, 입방체 유물편, 각종 토기, 기와편 등이 다량 출토됐다.

이번 발굴에선 지난해 발굴된 교차도로에 이어지는 동서도로 13m도 추가로 확인돼 염주성이 도시구획을 지닌 도성이었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김 연구위원은 “염주성 일대는 해안가에 있어 생토층까지 발굴하기가 매우 어려운 환경이지만 다양한 시도와 지속적인 노력 끝에 첫 성공을 이뤄냈다”며 “특이 이번 발굴은 발해의 고구려 계승성과 염주성의 특성을 보여줘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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