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軍 확성기 조준 타격… 대북 심리전 위축 노린 듯

정부 “방송에 대한 불만·경고 메시지 풀이”

북한군이 20일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 수단인 확성기를 향해 두차례 포격을 가하면서 도발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군이 서부전선에서 우리 군을 향해 고사포와 직사화기를 통해 도발하자 우리 군도 북한군의 발사 지점을 향해 포탄 36발로 대응 사격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북한군의 포격 도발에 대해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한 불만 표시이자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발생한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사건 이후 우리 군은 지난 10일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하자 북한군은 무차별 타격을 경고했다.

북한 인민군 전선사령부는 지난 15일 ‘공개경고장’을 통해 “대북심리전 방송 재개는 북남 군사적 합의에 대한 노골적인 파기 행위이고 우리에게 선전을 포고하는 직접적인 전쟁 도발 행위”라며 “중단하지 않으면 무차별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북한군은 남측 확성기 타격을 노린 훈련도 최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방증하듯 북한군은 포격 도발 직후 우리 군에 전통문을 보내 오는 22일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라고 요구한데 이어 김양건 노동당 비서 명의의 서한을 보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북한군의 이날 도발은 우리 군의 대응태세를 떠보기 위한 의도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군이 로켓포로 추정되는 포탄 1발만 쏘면서 우리 군에 피해를 주지 않은 것은 우리 군의 대응을 시험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전방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을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리 군의 대북 심리전은 장병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북한군에 골칫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북한 지도부는 남측의 심리전을 체제 위협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당국이 보유한 대북 심리전 수단은 ‘자유의 소리’로 불리는 심리전 방송(FM)과 확성기 방송, 전광판, 대북전단 등이 있다. 이중 확성기 방송(고정식)은 출력을 최대로 하면 야간에 약 24㎞, 주간에 약 10여㎞ 거리에서도 방송 내용이 들린다.

김동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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