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시간내 철거 안하면 군사적 행동” 위협
북한군이 20일 서부전선에서 남쪽을 향해 두차례에 걸쳐 화력 도발을 감행했다. 도발 후 북한은 우리 군에 오는 22일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위협, 남북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전하규 합참 공보실장은 도발 직후 브리핑에서 북한군이 오후 3시52분과 4시 12분에 2차례 걸쳐 화력 도발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첫 화력도발 때는 14.5㎜ 고사포를 1발 발사했고, 2차 도발 때는 직사화기 76.2㎜ 수 발을 발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은 도발 상응 지역에 155㎜ 자주포탄 수십여 발을 대응 경고사격했다. 우리 군의 대응 사격에 대해 북한군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아직 우리 측의 인적, 물적 피해는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 군이 가동 중인 대북 확성기 피해도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20일 오후 김양건 노동당 비서 명의 서한을 보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라고 주장했다. 또 5시께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48시간 내 대북 심리전방송을 중지하고 모든 수단을 전면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에 군은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겠다며 강력 대응 입장을 밝혔다.
한편 북한군의 포격에 이어 우리 군의 대응 사격이 실시되자 연천과 파주, 김포를 비롯해 인천 강화도 등의 주민 2천여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또 군은 이날 오후 5시40분 전군에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를 발령하고 북한의 포격 도발에 대한 대응작전에 돌입했다.
경기도는 북한국의 포격 직후 위기대응상황실을 6시30분 통합방위지원본부로 격상하고 군ㆍ경 정보작전합동상황실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 중이다. 또 경기경찰청도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비상근무령을 내리고 동두천, 연천, 파주, 양주, 포천경찰서 등에는 경계강화를 발령했다.
북한군의 포격 도발은 이달 4일 발생한 DMZ 지뢰도발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 군이 지난 10일 최전방 부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한 데 따른 보복 조치로 보여진다. 북한군은 최근 포 사격훈련을 강화하고 DMZ에 있는 소초(GP)에서 남쪽을 향한 총안구를 개방하는 등 무력 도발에 나설 징후를 보였다.
군 관계자는 “현재 우리 군은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북한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대전, 안영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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