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멀고 먼 토종 선발의 꿈

어린 국내 투수들 활약 부진 ‘에이스’ 정대현마저 하락세
조범현 감독 “고칠 점 많다”

kt wiz 조범현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믿을 만한 토종 선발 투수가 없어서다.

조 감독은 시즌 초 무명에 가까웠던 왼손 투수 정대현을 중용해 팀의 간판 투수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후 꺼내 든 ‘선발 카드’는 모두 패착이 됐다.

조 감독은 지난 11일부터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 2연전에 좌완 윤근영과 우완 주권을 선발로 내세웠다. 첫날 마운드에 오른 윤근영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볼넷을 5개나 내주는 등 매 이닝 제구가 흔들려 위험한 모습을 자주 연출해 조 감독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 조 감독은 “제구가 전혀 잡히지 않는다”며 “단순히 공을 던지는데 급급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튿날 등판한 주권은 더욱 실망스러웠다. 홈런 1개 포함 4피안타 4실점으로 1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주권이 대량 실점하자 조 감독의 표정은 잔뜩 굳어졌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구위가 좋아져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아직 고쳐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두 선발이 모두 조기에 무너진 kt는 2연패를 당했다.

kt는 후반기 들어 국내 선발진이 전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선수들이 선발로 나선 10경기에서 0승4패 평균자책점 9.29을 기록했다. 평균 이닝도 3.1이닝에 불과하다. 전반기보다 더욱 심각한 수치다.

kt 국내 선발진은 전반기에 6승27패 평균자책점 6.22에 평균 4이닝을 소화했었다. 전반기에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낸 정대현조차도 후반기 들어 활약이 시들해지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전반기 4승7패 평균자책점 3.84를 찍은 정대현은 후반기 3경기에서 0승1패 평균자책점 9.61을 기록하고 있다.

조 감독은 지난 5월 외국인 투수 앤디 시스코를 방출하면서 “젊은 투수들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엄상백, 주권 등 어린 선발 자원들이 제 몫을 못해주면서 조 감독의 고민은 한없이 깊어지고 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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