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파주 부사관 2명 부상은 北매설 목함지뢰 탓”

▲ 안영호 국방부 조사단장(국방전비태세검열단 부단장)이 10일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살상용 목함지뢰를 매설한 행위와 관련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폭발물이 터져 부사관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고의 원인이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는 10일 DMZ 폭발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사고 현장에서 수거한 폭발 잔해물이 북한군의 목함지뢰와 일치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합동조사단은 국방부 전비태세검열단 부단장 안영호 준장을 단장으로 해 총 24명으로 구성돼 지난 6~7일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사고 지점은 북한 GP(비무장지대 소초)에서 남쪽으로 930m,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남쪽으로 440m, 우리 군 GOP(일반전초)로부터 북쪽으로 2km 지점이다.

군은 북한군이 DMZ 안의 MDL을 440m나 남쪽으로 넘어와 목함지뢰를 매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함지뢰는 소나무로 만든 상자에 폭약과 기폭장치를 넣어 만든 일종의 대인지뢰로, 살상 반경은 최대 2m에 이른다.

안 준장은 “폭발물은 북한군이 사용하는 목함지뢰”라며 “우리 작전병력을 해칠 목적으로 적이 의도적으로 지뢰를 매설한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지난달 22일에도 사고 지점에서 정상적으로 작전을 실시했고 폭발물 잔해 분석 결과를 미뤄 유실된 목함지뢰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군은 목함지뢰 매설 시기에 대해 해당 지역에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150㎜ 호우가 내렸고, 북한군 GP 병력이 같은 달 25일 교대한 것으로 미뤄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 사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다.

북한군의 이번 지뢰 매설은 정전협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으로,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한 안팎의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측도 이번 사고에 대해 심각한 정전위반 사례로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DMZ 내에서 지뢰를 매설하는 징후가 포착됐는데도 이에 대비하지 못한 국방부와 합참 차원의 지휘조치 판단에 문제가 있었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DMZ에서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에 의한 사고는 1966년~1967년 사이 드러난 것만 6차례가 있었다. 이번 사고는 48년 만에 발생했다.

목함지뢰는 지난 4일 오전 7시35분과 40분에 GP 인근 추진철책의 통문 하단 북쪽 40㎝(1차), 남쪽 25㎝(2차) 지점에서 각각 폭발했다.

당시 김모 하사(23)가 통문을 먼저 통과했고 하모 하사(21)가 두 번째로 통과하다가 지뢰를 밟아 우측 무릎 위, 좌측 무릎 아래 다리가 절단됐다. 김 하사는 사고를 당한 하 하사를 통문 밖으로 끌고 나오다가 자신도 통문 남쪽에 묻힌 지뢰를 밟아 우측 발목이 절단됐다.

군은 하 하사가 다친 지점의 1차 폭발 구덩이가 2차 폭발 구덩이보다 크기 때문에 북한군이 통문 북쪽에 목함지뢰 2발을, 남쪽에 1발을 각각 묻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북한의 목함지뢰 매설 의도에 대해서는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보복 또는 이번 달 실시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방해하거나 도발 주체를 놓고 남남 갈등을 유도할 목적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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