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용보증재단 ‘특례보증 320억원’ 지원
“정말 지독했던 메르스 사태였는데, 이제 사업이 술술 풀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서 10년째 플라스틱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백인출씨(57)는 올해 6월 들어 갑작스레 매출이 80%가량 곤두박질 쳤다. 백씨의 주력 상품은 ‘배달용 피자의 삼발이(고정대)’로, 메르스 여파로 동네 피자집으로부터 고정대 생산 의뢰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수금도 쌓여갔다.
기존 대출금의 이자마저 못 낼 처지가 되자 백씨는 사업 초창기 받았던 ‘특례 보증’을 기억해냈다. 조심스레 인천신용보증재단의 문을 두드린 지 열흘 만에 4천300만 원의 거금을 지원받았다. 기존에 갖고 있던 대출금 금리(11%)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리인 연이율 2.55% 조건이다.
인천시 연수구에서 20년간 종합광고물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심중보씨(57)도 메르스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이 반 토막 났지만, 재료값과 직원 5명의 인건비 등 나가야 할 돈은 그대로였다.
IMF와 세월호 사태도 잘 넘겼던 그였지만, 메르스 여파는 지독했다. 어쩔 수 없이 사채에 기대려던 순간 지인으로부터 인천신보의 ‘메르스 피해 특례보증’ 정보를 접했다. 인천신보의 문을 두드리자 직원은 물론 지점장까지 나서 심씨를 도왔다.
소중한 7천만 원(연이율 2.55%)을 지원받기까지 열흘 남짓 걸렸다. 심씨는 “고리사채라도 쓸 수밖에 없었던 만큼, 메르스 여파를 견디기엔 정말 벅찼다. 특례보증이 아니었다면 직원들 월급조차 못 줄 뻔했다”며 “어느새 메르스 사태도 진정되고, 이제 다시 사업이 잘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천지역 소상공인들이 메르스로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희망을 되찾고 있다. 이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데는 인천신보의 메르스 피해 특례보증이 있었다.
인천신보가 지난 6월 17일부터 긴급 지원한 업체는 1천500여 곳으로, 자금 규모는 320억 원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고 자산이 적어 1금융권으로부터 소외받는 소상공인에게 이번 특례보증은 메르스 가뭄에 있어 유일한 ‘단비’였다.
김욱기 인천신보 이사장은 “여전히 메르스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이 많다. 아직 특례보증 한도가 남은 만큼 도움을 요청하면 모든 직원이 온 힘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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