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가 5년간 25억 지원했는데… “이천 간 대교女축구단에 섭섭해”

주민들 “연고지 이전 상도덕 어긋나” 축구단 “지원 삭감 등 불가피… 억울”

고양시를 연고로 활동하다 올해부터 이천시로 연고지를 옮긴 대교여자축구단에 대해 고양지역 내에서 서운함이 표출되고 있다.

고양시로부터 2010년부터 5년간 총 25억원을 지원받은 뒤, 지원금이 줄어들자 곧바로 연고지를 옮겼기 때문이다.

5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대교여자축구단과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연고지 협약을 맺고 매년 5억원씩, 총 25억 원을 지원했다. 대교여자축구단은 시 지원금으로 ‘축구야 놀자 여름캠프’, ‘유소년 축구리그’ 등을 고양시에서 개최했다.

그런데 연고지 재협약 과정에서 시와 대교여자축구단이 의견 차이를 보였다. 시는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5억원씩 지원하던 금액을 1억원으로 조정하겠다는 의견을 대교여자축구단에 전달했다. 이에 대교여자축구단은 시의 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연고지를 이천시로 옮겨 올해 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대교여자축구단의 연고지 이전으로 축구단이 운영했던 각종 프로그램 또한 올해부터 전면 중단됐다. 이 때문에 고양지역 내에서는 5년간 총 25억원을 지원받고도 연고를 옮긴 대교여자축구단에 대한 서운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 시민은 “시민 혈세로 25억원을 지원했는데 그것만 받고 다른 도시로 옮기는 것은 상도덕에도 어긋나는 처사로 섭섭하다”며 “지역 연고 스포츠팀들이 너무 상업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재협약 과정에서 의견이 맞지 않아 연고지를 옮기게 됐다”며 “그런 의견이 있을 수도 있지만, 5년간 지원된 금액만큼 시도 홍보 등의 효과를 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교여자축구단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축구단 관계자는 “지원금을 받아 운영비로만 사용한 게 아니라 자부담 비용이 더해져 고양시와 함께 공동 마케팅을 벌인 것이라 서운하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며 “지원금 삭감 등 여러가지 이유로 이천으로 연고지를 옮긴 것이며 이천에 선수단 숙소도 있고, 홈경기를 특화할 목적도 컸다”고 밝혔다.

고양=유제원ㆍ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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