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악플과 뒷담화

이용성 사회부장 ylees@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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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은 악(惡)과 영어의 ‘reply’가 합쳐진 말로 고의적인 악의가 담긴 댓글이다. 악플의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은 일반적인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한다.

어느 유명 여배우가 악플 충격으로 직접 머리를 자른 뒤 다소 헝클어진 모습으로 예능프로그램 제작발표회에 나섰는가 하면 구수한 입담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한 셰프(요리연구가)는 아버지의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된 악플에 시달리며 프로그램을 일시 하차하기도 했다.

더욱이 잊힐 만하면 터지는 악플과 관련된 연예인 자살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곤 했다. 이런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 악플의 근간은 ‘뒷담화’라고 할 수 있다. 담화(談話)와 우리의 뒤(後)가 합쳐져 생긴 말로 보통 남을 헐뜯거나 뒤에서 하는 대화를 말한다.

사실상 두 명 이상 모이면 남 얘기하길 좋아하는 건 인간사 전형적인 심리다. 하지만 그 내용이 칭찬 일색이 아닌 누군가의 단점으로만 가득한 부정적인 내용이라는 게 뒷담화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이런 사정에 뒷담화로 초래되는 사건도 만만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최근 20대 남성이 대학시절 동아리 친구가 자신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둘렀는가 하면 한 마트에서 일하는 40대 남성이 평소 자신에 대해 부정적으로 얘기했다는 이유로 동료 여성직원을 흉기로 위협하기도 했다. 뒷담화가 강력사건의 주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인 암 존재가 돼버린 악플과 뒷담화에 대해 선플이나 칭찬하기 운동, 명예훼손 고소를 통한 법적인 강경절차 등 여러 방지책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극히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훗날 미래를 고려해 어린 청소년을 중심으로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대부분 악플러나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뒷담화 중독자(?)는 자신들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실질적인 인성 교육을 제대로 거치지 못한 것이 이들을 양산한 주원인으로 볼 수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다.

앞으로 사회적 반목과 갈등을 야기하는 악플러나 뒷담화 중독자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선 그동안 소홀히 했던 인성교육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용성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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