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커피숍 창업’ 휴~ 너도나도 힘들어지네…

주택가 우후죽순…‘제2 치킨집 버블사태’ 우려

29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의 한 골목길. 번화가도 아닌데 한 주택가를 기준으로 300m 남짓한 곳에 소규모 커피숍 6곳이 모여 있다. 3년 전만 해도 이곳엔 커피숍이 한 곳에 불과했지만, 최근 5곳이 더 늘어났다.

이 중 한 커피숍은 오픈한 지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여기저기서 커피숍이 늘다 보니 경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3년간 커피숍을 운영한 김모씨(45)는 “커피숍이 동네에 늘어나면서 장사가 잘 되느냐고 묻는 이들이 많은데,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소규모 업체끼리 손님 나눠먹기를 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숍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제2의 치킨집 버블사태’마저 예고된다. 과거 프랜차이즈 업체에 밀려 소규모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면, 최근에는 골목 안으로 들어온 소규모 커피숍들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29일 통계청의 산업분류표조사에 따르면, 경기지역 ‘비알코올 음료점업(커피숍ㆍ찻집)’은 2008년 4천151개에서 2013년 9천305개로 5년 사이 124%나 늘었다. 2014년 점포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상당수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상권가에 자리를 잡지 못한 소규모 업체들이 비교적 창업 비용이 덜 드는 골목 안으로 들어와 경쟁을 벌이다 실패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이양우 소상공인개발원 대표는 “비교적 운영이 쉽다고 판단해 너도나도 주택가 등에 커피숍을 운영하면서 소규모 업체들의 경영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이제 커피숍은 포화상태라는 것을 인지하고, 특색을 갖춰 신중히 창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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