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아저씨 부르심에 ‘어린시절’ 새록새록?

‘코딱지들’ 응답했다… 추억의 장난감 열풍

직장인 김모씨(33)는 최근 20여 년 만에 색종이를 사 종이접기를 취미활동으로 시작했다.

색종이를 접으며 어린 시절을 떠올려도 보기도 하고, 버거운 현실도 잠시나마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어린 시절에 한 소소한 놀이가 힐링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추억의 놀이’를 찾는 30대 이상의 어른들이 늘어나면서 유통업계에 다양한 ‘추억의 제품’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어린 시절 놀이로 팍팍한 현실에 위안을 얻으려는 어른이 늘면서 관련 상품의 매출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온라인 쇼핑몰 등에 따르면, 최근 색종이·색칠놀이 책·조립식 프라모델·요요 등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10배가량 급증했다. 옥션에서는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색종이·색지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 늘었다.

12일은 1990년대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종이접기 아저씨’로 활약했던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평생교육원장이 미디어에 등장한 시점이다. 온라인 AK몰에서도 같은 기간 색종이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136% 늘어났고, G마켓과 11번가에서도 이 기간의 판매량이 직전 10일보다 각각 47%, 84% 늘어났다.

30~40대 이상 소비자들의 유년기를 사로잡았던 ‘추억의 장난감’들도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건담 등 만화 영화 캐릭터를 조립하는 조립식 프라모델 완구제품은 최근 한 달(6월 21일~7월 20일) 옥션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7% 판매가 늘었고, 줄을 감아 노는 ‘요요’는 890%나 판매량이 늘었다.

이밖에 카세트플레이어, LP판을 사용하는 턴테이블 등 과거의 제품들이 다시 화려하게 유통가에 등장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재빨리 어른들의 ‘추억 놀이·취미’를 콘셉트로 다양한 기획전을 마련하고 있다. 11번가는 내주부터 색종이 등 문구 관련 상품들을 ‘쇼킹딜’에서 할인 판매하며, 소셜커머스 티몬은 ‘어린이 같은’ 취미생활을 즐기는 어른들을 겨냥해 ‘주말에 뭐할래’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티몬 관계자는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어른들이 어릴 때 즐겼던 단순한 놀이·취미활동을 통해 ‘힐링(치유)’ 효과를 얻으려는 것 같다”면서 “어린 나이에 경제적 능력이 없어 갖지 못했던 추억의 제품들을 이제라도 구매, 소유하는 심리적 만족도 있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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