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가격 착한 ‘스트리트 패션’ 급부상

길거리서 태어났지만… 지금은 백화점 ‘매출 효자’

‘길거리 상표’(스트리트 패션) 의류가 백화점에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길거리 상표란 대기업이나 유명 디자이너가 만든 상표가 아니고 온라인 쇼핑몰이나 ‘보세’처럼 소규모 자본을 통해 탄생한 중저가 의류 상표를 말한다. 제조·유통 일괄형(SPA) 패션의 유행에 힘입어 브랜드 파워는 낮지만,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며 기존 유명 브랜드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8일 롯데백화점의 집계에 따르면 ‘스타일난다’, ‘난닝구’, ‘나인걸’, ‘원더플레이스’ 등 길거리 상표는 처음 입점한 지난 2013년 이후 현재까지 매출액이 매년 27% 이상 증가했다.

연도별 매출액 증가율은 2013년 35.2%, 2014년 27%였으며 올해는 상반기(1∼6월)에는 32.8% 올랐다. 반면 이 기간 일반상표 의류의 매출 증가율은 2013년 8.7%, 2014년 6.4%, 올해 1분기 8.2%로, 길거리 상표와 비교하면 계속 20%p 이상 뒤처졌다.

롯데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이 2013년 3.9%에서 2014년 1.5%로 줄고 올해 1분기(1∼3월) 0.3%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것에 비춰보면, 사실상 길거리 상표가 백화점 의류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길거리 상표의 급성장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확산한 제조·유통 일괄형(SPA) 패션의 유행과 경기 불황이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이 중저가 의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 여기에 최근 50∼60대의 ‘노령층’임에도 패션에 대해서는 30∼40대 못지않은 감각을 가진 ‘영 마인드’ 소비족이 늘면서 중저가 의류 시장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지속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류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가격이 민감한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어 백화점 내 길거리 상표의 확산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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