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 0.7%↑ 8개월째 0%대… 저물가 지속 농축수산·신선식품지수 급등 최악 ‘가뭄’… 양배추 등 두배↑
주부 김모씨(49)는 반찬거리를 사려고 시장에 들렀다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채소 가격에 혀를 내둘렀다.
배추는 그렇다 치고 매일 밥상에 오르는 찬거리를 위해 양파, 대파를 사려 해도 부담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편히 샀던 재료마저 가격이 급등하니 당장 주부로서 가계비 부담이 커졌다”면서 “당분간 채소류 구매를 줄여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경기지역 소비자물가지수가 8개월 연속 0% 상승률을 기록하며 극심한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농산물 등 채소류 가격은 급등하면서 식탁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경기침체 속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하면서도 식탁물가는 급등하고 있어 가계 부담이 이중으로 다가오고 있다. 1일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6월 경기도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경기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로써 경기도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 0.9%로 0%대 상승률을 나타낸 이후 8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이 같은 저물가 기조에 농축수산물과 신선식품 지수는 각각 3.8%, 6.5%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농산물 재배 면적이 감소한데다 극심한 가뭄과 고온현상으로 수확량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이날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의 6월 넷째 주 농수산물 경매가격을 살펴본 결과 양배추와 대파, 무, 감자 등 채소 평균 경매가격은 1년 전보다 2~3배가량 치솟았다.
양배추(3포기)는 7천930원으로 전년(4천160원)보다 90.6% 올랐고, 배추는 6천84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천440원)과 비교해 6.2% 오르는데 그쳤지만, 6월 전체 가격 대비로는 90.9%나 가격이 상승했다. 또 무(20㎏)는 1만600원으로 전년(6천700원)보다 58.2% 가격이 상승했다.
시금치(4kg)는 1만4천100원으로 전년(7천410원)보다 90.2% 가격이 뛰었다. 특히 양파(20kgㆍ2만3천800원)와 대파(1kgㆍ2천310원)는 각각 전년보다 116.3%, 175%나 급등했다. 마늘(4kg) 역시 2만2천400원으로 전년(1만8천150원)보다 185%나 가격이 뛰어올랐다.
가뭄과 고온 등 탓인 농산물 수급 불안과 식탁물가 비상은 7~8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정부에서는 가격안정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 급등이 소비자들은 물론 생산자, 유통자 등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수급불안 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2일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확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자연ㆍ이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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