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우려 속… 채소 가격은 ‘고공비행’ 서민 식탁물가 ‘빨간불’

지난달 도내 소비자물가 0.7%↑ 8개월째 0%대… 저물가 지속
농축수산·신선식품지수 급등 최악 ‘가뭄’… 양배추 등 두배↑

▲ 가뭄 등의 영향으로 배추, 파 등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가뭄 등으로 4.1% 올라 상승폭이 가장 컸다. 파(91.9%), 배추(90.9%) 등 값이 뛴 영향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대형마트 채소 매장. 연합뉴스

주부 김모씨(49)는 반찬거리를 사려고 시장에 들렀다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채소 가격에 혀를 내둘렀다.

배추는 그렇다 치고 매일 밥상에 오르는 찬거리를 위해 양파, 대파를 사려 해도 부담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편히 샀던 재료마저 가격이 급등하니 당장 주부로서 가계비 부담이 커졌다”면서 “당분간 채소류 구매를 줄여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경기지역 소비자물가지수가 8개월 연속 0% 상승률을 기록하며 극심한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농산물 등 채소류 가격은 급등하면서 식탁물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경기침체 속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하면서도 식탁물가는 급등하고 있어 가계 부담이 이중으로 다가오고 있다. 1일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6월 경기도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경기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로써 경기도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1월 0.9%로 0%대 상승률을 나타낸 이후 8개월 연속 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이 같은 저물가 기조에 농축수산물과 신선식품 지수는 각각 3.8%, 6.5%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농산물 재배 면적이 감소한데다 극심한 가뭄과 고온현상으로 수확량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이날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의 6월 넷째 주 농수산물 경매가격을 살펴본 결과 양배추와 대파, 무, 감자 등 채소 평균 경매가격은 1년 전보다 2~3배가량 치솟았다.

양배추(3포기)는 7천930원으로 전년(4천160원)보다 90.6% 올랐고, 배추는 6천84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천440원)과 비교해 6.2% 오르는데 그쳤지만, 6월 전체 가격 대비로는 90.9%나 가격이 상승했다. 또 무(20㎏)는 1만600원으로 전년(6천700원)보다 58.2% 가격이 상승했다.

시금치(4kg)는 1만4천100원으로 전년(7천410원)보다 90.2% 가격이 뛰었다. 특히 양파(20kgㆍ2만3천800원)와 대파(1kgㆍ2천310원)는 각각 전년보다 116.3%, 175%나 급등했다. 마늘(4kg) 역시 2만2천400원으로 전년(1만8천150원)보다 185%나 가격이 뛰어올랐다.

가뭄과 고온 등 탓인 농산물 수급 불안과 식탁물가 비상은 7~8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정부에서는 가격안정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산물 가격 급등이 소비자들은 물론 생산자, 유통자 등 모두에게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만큼 수급불안 심리가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2일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방안을 확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자연ㆍ이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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