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지킨 병원 ‘메르스’ 무풍지대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이 국내 메르스 첫 확진자가 발생(5월20일)하기 전부터 의심환자를 1인 병실에 격리하는 등 신속한 대처로 추가 감염자 ‘0’을 기록, 주목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환자 급증으로 철저한 방역이 요구됐던 시점(5월27일)에 감염자가 내원한 후 47명(10일 현재)의 추가 전염자가 발생한 것과 대비된다.
10일 질병관리본부와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등에 따르면 성빈센트병원에는 3번 환자(76), 9번 환자(55) 등 2명의 메르스 감염자가 입원했다가 양성 판정을 받고 각각 국가지정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중 3번 환자는 메르스가 국내 알려지기도 전인 5월16일 위장관출혈 증세로 성빈센트병원 응급실에 내원했다. 병원 측은 호흡기 전염병을 의심해 곧바로 1인실에 격리 조치, 20일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국가지정병원으로 이송했다.
이어 메르스 환자가 급증했던 지난달 27일, 호흡기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아온 9번 환자 역시 메르스 의심자로 분류해 즉각 격리 병실에 입원시켰다. 이 환자는 이튿날 확진 판정을 받고 국가지정병원에 이송됐다.
병원 측은 동시에 두 환자와 접촉했던 의료진 20여명을 자가 격리 조치하고, 보호자와 일반 입원 환자 등 접촉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모두 1인실로 옮긴 후 증상을 확인했다. 현재 3번 환자와 접촉자들은 최장 잠복기간(14일)이 지나 격리 해제된 상태다.
오는 12일로 잠복기간이 끝나는 9번 환자와의 접촉자 30여명 역시 지금까지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아 성빈센트병원에서의 추가 감염자는 아직 없다.
이에 비해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지난달 27일 14번 환자가 응급실을 다녀간 후 해당 병원의 의료진을 비롯해 10일 현재까지 47명으로 가장 많은 추가 감염자가 발생했다.
성빈센트병원은 또 ‘병원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병원 전 구역에서 방역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지난 2일부터 병원 입구에 별도의 임시진료소를 마련해 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 대해 진료에 앞서 의료진 면담을 실시하고 있다. 병원 1층 로비에 적외선 체열 측정기를 설치하는 등 전 출입구에서 모든 사람의 체온을 측정한다.
특히 보건 당국의 폐렴 환자 전수조사 지시(10일)보다 앞서 폐렴 등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 중인 모든 환자를 1인실로 옮기는 등 발빠르게 대처했다.
공식적으로 메르스가 국내 알려지기도 전에 3~5일이나 감염자가 머물고 수 십 여명의 접촉자가 있었음에도 기본 매뉴얼을 지켜 병원 내 감염을 막았다.
이에 대해 위성헌 성빈센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전염병을 예방하는 기본적인 것부터 지켰다”며 “입원 중인 폐렴 환자도 1인실로 옮길 경우 비용 부담이 크지만 일단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조치했다”고 말했다.
한편,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 병원은 6월 11일 잠복기간 이후에도 감염환자가 발생하지 감염 위험에서 모두 종료됐다.
글=류설아기자 사진=김시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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