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의 ‘역풍’… 곡간 가득 ‘묵은쌀’ 판촉 사활

▲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가 쌀 판매 촉진을 위해 지난 4~5월 두달간 수도권 하나로마트와 전국 이마트 매장에서 진행한 행사에 경기지역에서 재배된 쌀들이 브랜드별로 쌓여 있다.  경기농협 제공

지난해 생산량 전년比 1만9천t↑ 42만6천t ‘영농철’ 농가 시름

경기농협 ‘1인 5포’ 소비 캠페인… 道, 2억 투입 판로개척 총력전

오는 7일부터 ‘쌀 혼합 유통·판매금지’ 농민·소비자 우려 불식

지난해 풍년으로 도내 쌀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쌀 판매와 소비 촉진에 농협중앙회와 지역 농협, 도가 총력을 쏟고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에 접어들었지만, 남아도는 쌀이 아직 곡간을 가득 채우고 있어 수확기까지 모든 재고량을 소진하지 못할 경우 쌀값 하락 등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경기도와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지역 쌀 생산량은 42만6천t으로 전년(40만7천t)대비 1만9천t 증가했다.

태풍이나 병충해 피해 등이 적어 쌀 풍작을 맞이한 것으로 올해도 태풍 등의 피해만 비껴간다면 비슷한 수준의 생산량이 예상된다. 반면, 쌀 소비는 매년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5.1㎏으로 전년보다 2.1㎏ 감소하는 등 30년째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처럼 쌀 수매량 증가와 쌀 소비 둔화가 맞물리자 도내 지역 농협과 관계 기관은 쌀 판로 다양화와 소비 촉진에 사활을 걸었다. 경기농협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말까지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경기미 1인 5포 팔아주기’ 캠페인을 시행 중이다. 말 그대로 직원 1인당 경기미 5포씩 판매를 돕는 것으로 쌀 소비 촉진과 경기미 판매 확산을 위해 마련됐다.

도에서는 경기미 판로 개척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2억원의 사업비를 편성해 ‘경기미 마케팅 사업’을 시행했다. 영농단체 등이 참여해 경기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공동브랜드를 개발해 경기미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판로 다양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지역 농협에서는 행사 시 배포하던 사은품을 지역 쌀로 대체하는 등 쌀 소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역의 한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워낙 풍년이었던 데다 쌀 소비가 줄어들고 있어 쌀이 남아도는 게 사실”이라면서 “적극적으로 쌀 소비에 힘써 조합원들의 쌀 재고 우려를 불식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양곡관리법 개정에 따라 오는 7일부터 종류가 다른 미곡의 혼합 유통ㆍ판매를 금지한다고 이 날 밝혔다. 쌀 관세화 시행으로 수입쌀이 더 많이 들어오면 국산 쌀과 혼합 유통되는 등 양곡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농민과 소비자의 우려에 따라 법 개정안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국산 미곡과 수입 미곡, 생산 연도가 다른 미곡을 섞어서 유통하거나 파는 행위가 각각 금지된다. 혼합 유통ㆍ판매 금지 대상 미곡은 벼, 쌀, 현미 등이다. 이 같은 규정을 위반하면 정부관리 양곡 매입자격 제한, 영업 정지, 3년 이하 징역 또는 사용ㆍ처분한 양곡의 시가 환산액 5배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곡 혼합ㆍ유통 판매 금지 조치로 국산 쌀과 수입쌀이 구분돼 쌀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