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협상 타결… 현재로선 ‘최선의 결과’라 믿어”

[취임 1주년 특별 인터뷰] 유 정 복  인천시장

“인천은 지금 매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당장 좋은 평가를 받겠다는 성급하고 조급한 마음으로 임기응변식 대응을 하기보다 진정성을 갖고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유정복 인천시장은 “취임 1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마음가짐은 변하지 않았다. 시장이 된 이유와 목적, 시민이 기대하는 바대로 시정을 이끌겠다는 소신은 그대로다”면서 “부족한 점도 있고 반성할 부분도 있지만, 앞으로도 시민의 신뢰 속에서 인천시장으로서 맡은 역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 유정복 인천시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 플어야 할 과제에 대한 추진 방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장용준기자

- 수도권쓰레기 매립지 4자 합의가 어렵게 이뤄졌는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이번 4자 합의는 ‘비정상적인 매립지 정책 바로잡기’로 규정하고 싶다. 무엇보다 그동안 수도권매립지에 대한 권한도 없이 고통만 당해왔던 인천이 주도할수 있게 됐다는 접에 의미를 두고 싶다. 일부에서는 이번 합의 내용이 부족하다고 생각 히시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최선의 결과라고 믿고있다.

- ‘힘 있는 시장’으로 취임 1년을 돌아본다면.

취임 후 겪었던 인천의 어려움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었다. 숙원사업은 몇 년째 답보상태였고, 시 재정은 적자상태에 빠져 헤어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인천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현할 수 있는 기반만 마련된다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선진도시가 될 것이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조직을 개편한 것이다. 인사예고제와 희망보직제를 도입하고 국비확보팀과 투자유치단 등을 신설했다. 경제부시장 직제를 만들어 내실을 다지기도 했다. 조직 내부의 소통을 강화해 작은 의견도 경청하고 인천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기반을 탄탄히 하자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국비를 인천시 역사상 최대 규모로 확보했고, 보통교부세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받았다.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와 세계교육포럼을 비롯한 대형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독일, 중국, 두바이, 미국 등 세계 각지로부터 투자유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인천발 KTX 등의 공약사항도 첫단추를 끼워나가고 있다. 취임 1주년이라고 겉으로만 거창한 성과를 내놓는 것보다 현안사업 하나하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 더욱 역량을 쏟아 붓겠다. 앞으로 하루하루 달라지는 인천을 기대해도 좋다.

- 인천관광공사 설립 문제로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성공 해법을 제시한다면 논란을 잠재울 수 있지 않을까.

인천관광공사를 염려하고 비판하는 목소리를 모두 경청하고 있다. 그러나 관광은 인천에 매우 필요하고 소중한 것이다.

인천의 미래성장동력은 지역개발사업, 경제진흥, 투자유치, 재정튼실, 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찾아야 한다. 여러 차례 인천의 가치 재창조를 강조해왔다. 인천은 다른 곳에 없는 가치가 많다. 하지만 있기만 하면 뭐하겠나 잘 살려야 한다. 인천만이 가진 최고(最古), 최초의 문화·역사 자산, 세계 최고 수준의 인천국제공항과 수도권 2천500만 시장 등을 활용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과 미래가치를 만들어가는 전략과 틀을 짜야 한다. 인천도시공사가 할 수 있나, 국제교류재단이 할 수 있겠나. 단순히 하버파크 호텔의 수익성을 높이고, 관광사업 아이템을 내고, 이런 것만 생각하면 관광공사를 만들 이유가 없다. 깜짝 놀랄 전략을 전개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 언제쯤 놀랠 수 있나.

지금 준비돼 있다는 것은 아니고 그런 구상과 전략을 갖고 인천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광공사 설립은 조직을 늘리고 재정이 들어가고 하는 게 아니다. 기본 설립요건을 맞추고 사업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과정일 뿐이다. 그것만 놓고 관광공사가 되니 안 되니 하는 것은 본래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 그런 부분이 충분히 설명이 안 된다.

참 답답한 게 시장이 일일이 설명하는 게 쉽지 않다. 오해를 받을 때도 있고 가슴 아플 때가 많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고 결과로 평가받고 싶다.

- 인천의 현안이 쉽게 풀리는 게 없다. 루원시티 등 해묵은 난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경인고속 지하화 및 일반화는 올해 4월 중앙정부가 새로운 민간사업투자방식으로 추진하기로 결정됐다. 인천으로 이관되는 부분은 어떻게 활용계획을 세울지 올해 안에 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다. ‘인천발 KTX 노선 신설’ 사업도 출발이 좋다. 올해 국회에서 ‘수도권고속철도 효율화 방안 연구용역’ 예산 2억 원을 반영해 ‘인천발 KTX’ 사업의 타당성 조사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용역결과를 기초로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변경 등을 합의한다면 2019년에는 인천시민이 편리하게 KTX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루원시티나 제3 연륙교는 쉽지 않은 숙제다. 그렇지만 루원시티는 공동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T/F팀을 꾸리고 정상화 추진에 협력하기로 했으며, 중지됐던 종합용역도 다시 시작했다. 제3 연륙교는 시 자체적으로도 손실보전금 해결방안을 찾도록 T/F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LH 건설사업비 이전 협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잡한 사안이지만 차근차근 풀어나가고 있다.

- 각종 현안 중에 빠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뭔가 시원스럽게 팍팍 내놓을 수 없어서 답답하다. 시민들도 답답할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과정을 모두 얘기할 수 있겠는가. 하나 둘이 풀리면 연계되는 것들이 많다. 많이 고민하고 있다. 오랫동안 여러 가지 사업과 행정을 해왔기에 분석하고 대책을 만드는 능력이 있다고 자부한다.

송도 6·8공구 토지리턴제나 수도권 쓰레기매립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송도 6·8공구는 ‘리턴할 것이냐 말 것이냐’ 기로에서 사업자의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방법밖에 없었다. 하지만 용적률과 세대수를 올리고, 기반시설 다 해주고 하면 특혜시비가 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차라리 리턴해라’ 초강수를 뒀다. 결과적으로 시의 의도대로 최소한의 요구 사항만 받고 리턴을 막았다. 수도권 쓰레기매립지도 선제적 조치나 제3 매립지 1공구 제한적 사용 등 모두 인천시의 의견대로 결정됐다. 주인정신을 갖고 결단을 내린 것이다.

-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출신의 박영복 전 정무부시장을 정무특보를 임명했다. 의외라는 반응이 많은데.

이번 정무특보 인사는 일종의 반성에서 출발했다. 시장이 되고 처음 정무부시장을 경제부시장으로 재편했다. 정무라는 명분으로 당적에 의해 움직이고 정치적인 접근을 하는 것을 배제하고 싶었다. 그러나 순진한 생각이었다. 시정을 제대로 하고, 현안을 해결하고, 어려운 재정문제도 돌파하고, 시민에게 희망을 주려면 경제부시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것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소통 부재나 정무적 사안을 시민이 이해하도록 하는 게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타당한 비판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박영복 전 부시장을 정무특보로 정했다. 개인적인 연관도 없고 당적도 관련이 없지만 시, 언론, 시민단체, 당에서 많은 경험이 있으니 시정이 잘 돌아가도록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담=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장 /정리=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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