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적인 사랑·질타는 도움 안돼 과거의 성공·실패 연연하지 말아야
“아이가 밤에 울기 시작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장난감을 가지고 싶다고 떼를 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갓난아이를 혼내다고 울음을 그칠 리 없고, 추운 겨울밤에 분유병을 들고 망연자실했습니다. 비단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부모가 명쾌한 방법 없이 간신히 그 순간만을 모면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했을 고민이다. 오스트리아의 정신의학자 알프레드 아들러의 심리학 연구에 평생을 바쳐온 기시미 이치로도 같은 고민을 했다. 육아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넘쳐나고 있어서 오는 혼란을 똑같이 겪었다.
그런 그가 직접 경험해본 ‘육아’에 대해 이야기한다. <엄마를 위한 미움받을 용기> 를 통해서다. 엄마를>
이치로는 ‘인간의 모든 고민은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아들러의 심리학을 육아 방법에 적용했다. 그는 아이가 하는 행동이 어떤 상호관계에서 비롯된 것인지 이해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칭찬하거나 훈육할 때도 마찬가지다. 관계에 대한 이해 없이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거나, 질책하는 것은 아이의 능력을 제한하며 잠재력을 무시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저자는 대등한 관계 구축과 이해가 전제돼야 함을 책 서두에서부터 강조한다.
또 아들러 심리학은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치로는 육아에서도 과거의 성공이나 실패에 연연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뭔지, 해야되는 것이 뭔지를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이치로는 자신이 공부한 아들러의 심리학과 7년 넘는 시간 동안의 경험을 통해 습득한 구체적 방법을 제안한다.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자’, ‘아이를 혼내지 말자’, ‘칭찬하지 말자’, ‘아이에게 용기를 심어 주자’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아들러의 심리학에서 찾은 육아 문제 해결 방법들이 현실과 거리가 있어 아쉽다. 그의 비교적 긴 육아 경험과 깊은 철학적 고민은 분명 자녀를 둔 부모의 태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는 육아의 실제 현장에 놓인 부모들이 구체적 해답이 담기지 않은 이 책을 붙잡고 있을 여유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값 1만4천원.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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