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돌풍’ 순위싸움 변수로… 프로야구 양념 역할 톡톡
“오늘 kt wiz 어떻게 됐어요?” C씨(27ㆍ수원 인계동)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열혈팬이다. 휴일이면 어김없이 야구장으로 향한다. 한화 경기를 볼 수 있다면 왕복 4시간이 걸리는 대전까지 가는 것도 마다치 않는다.
평일에는 불규칙한 근무 시간으로 모든 경기를 챙겨보진 못하지만, 결과만큼은 꼭 알아야 한다. 올 시즌 한화가 ‘만년 꼴찌’라는 꼬리표를 떼고,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어 C씨의 관심은 그 어느 해보다 높아졌다. 그런 C씨가 요즘 kt 경기 결과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kt가 경쟁 구단을 잡아준다면, 한화의 순위도 덩달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kt가 6월 들어 상승세를 타면서 KBO리그 순위 싸움에 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kt는 시즌 초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했지만, 이제는 타 구단이 가장 경계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전력을 다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을 뿐더러, 자칫 잘못하면 순위 싸움에서 뒤처질 수 있어서다.
지난주 롯데가 그랬다. 롯데는 9일부터 벌어진 사직 kt전에서 내리 3연패를 당하면서, 8위로 주저앉았다. 그 사이 롯데와 순위 다툼을 벌이던 한화와 KIA는 각각 5, 6위로 올라섰다. 지난 16일에는 NC가 kt에 발목을 잡히며 선두 자리를 두산에 내줘야 했다.
사상 처음으로 10개 구단이 겨루는 올 시즌 리그 판도는 혼전 그 자체다. 그동안 5할 승률은 가을야구를 향한 ‘심리적 안정선’이었지만, 유독 올해는 5할도 불안하다. 18일 현재 무려 7개 구단이 5할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다. 7위로 5할에 턱걸이 중인 KIA는 1위 삼성을 5경기 차로 쫓고 있다. 더욱이 1~3위까지 승차는 1경기에 불과해 하루아침 사이에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이같이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꼴찌팀 kt에 당하는 패배는 치명타일 수밖에 없다. 9개 구단 팬들이 “우리 팀을 제외하고, 다른 팀은 반드시 잡아달라”며 kt를 응원하는 이유다. kt의 6월 돌풍이 반환점을 향하고 있는 올 시즌 프로야구의 판도를 더욱 흥미롭게 하고 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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