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넘치는 87종 동물 이야기 익살스러운 삽화로 상상력 자극
“해파리는 너무너무 외롭고 슬펐답니다. ‘너무 쓸쓸해서 견딜 수 없어!’ 해파리는 이렇게 탄식하곤 했어요. 늘 혼자라고 생각한 거에요.
해파리들은 몸이 투명해서 서로 잘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엉뚱한 동물 백과> (도서출판 산하 刊)에 등장하는 ‘해파리’에 대한 짤막한 형용이다. 느낌대로 다른 동물 백과사전과는 많이 다르다. 엉뚱한>
무엇보다 ‘스펙’이 없다. 학명이 어쩌고, 길이가 어떻고, 서식지가 어디냐는. 그런 뻔한 질문과 분명한 답이 이 책에는 없다. 다만 자유로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동물들의 짤막한 이야기가 있다.
육지나 바다, 하늘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동물들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따뜻하게 담겨있다. 코알라와 겨울잠쥐, 밍크, 기린, 호랑이 등 익숙하지만 낯선 87종의 동물이야기다. 각각의 페이지에는 해당 동물에 대한 익살스러운 삽화가 들었다.
그림도 글처럼 사실보다는 ‘상상’에 초점했다. 뱀이 모자를 쓰고 있기도 하고, 매미가 기타를 친다. 폴짝폴짝 메뚜기는 막대를 들고, 높이뛰기를 한다. 익살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 웃음 짓게 하는 삽화는 아이들에게 또 다른 상상력을 안겨준다.
책의 저자는 ‘빈또와 친또’다. 스페인 국적의 동화작가. 두 명의 개구쟁이 친구들이 떠오를 것 같은 이름이지만, 마흔도 훌쩍 넘은 중견 작가다. 진짜 이름은 ‘다비드 삔또(David Pintor)와 까를로스 로뻬스(Carlos Lpez). 열 살 가까운 나이 차가 나지만, 둘은 친구다. 지난 1993년부터 함께 작업했다.
처음에는 동화책에 들어가는 삽화만 그렸다. 그러다가 함께 글도 썼다. 지금까지 20권이 넘는 그림동화책을 펴냈다. 그 열정의 공로로 오비에도 국제 만화 살롱전에서 주는 학스뚜르상을 비롯해 에르메스상, 메를린상, 마르띤 사르미엔또상 등을 받았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깔깔대며 웃을 수 있는 책이다. 내용이 짧아 오래 걸리지도 않는다.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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