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감염도 확산 우려 격리대상자 1만명 될 수도
메르스 사태가 ‘블랙홀’에 빠지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저질환을 앓지 않던 환자가 사망하고 건강하던 30~40대 젊은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는 등 보건당국의 예상이 계속해서 빗나가고 있다.
또 보건당국의 뒷북 행정에 격리자 수는 1만명 가까이 치솟을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통제망에 빠져 있던 3명의 슈퍼전파자 후보군이 새롭게 나타나면서 4차 감염 확산마저 우려되고 있다.
15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됐던 메르스는 오히려 4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탈출구가 없는 블랙홀에 빠져든 모양새가 됐다.
그동안 75명의 환자에게 메르스를 전파한 14번 환자 외 또 다른 슈퍼전파자 후보군 3명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이송요원으로 증상 발현 후 9일간 근무했던 137번 환자(55)와 이 병원 의사로 자가격리 대상에서 빠진 채 진료를 계속했던 138번 환자(37)가 지난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143번 환자(31)도 부산지역 병원과 약국 등에서 700명 이상과 접촉한 뒤 13일 메르스 환자가 됐다.
이 3명은 그동안 보건당국의 통제망에서 빠져 있었다. 또 보건당국이 뒤늦게 삼성서울병원 접촉관리자 4천75명에 대해 역학 조사를 벌임에 따라 격리자 수(5천216명)는 1만명까지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보건당국의 예상과 달리 기저질환을 앓지 않던 메르스 감염자가 사망하고 30~40대 환자의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메르스 사태는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국민 불안감만 더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망자 중 81번 환자(61)는 평소 간 기능이 안 좋았던 것 외에는 특별한 지병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51번 환자(72·여) 역시 고령이라는 점 외에 특별한 기저질환은 찾아볼 수 없었다.
비교적 젊고 건강한 상태에서 감염된 35번 환자(38·삼성서울병원 의사)와 119번 환자(35·경찰)는 현재 상태가 불안정하다. 둘 모두 심폐보조기인 에크모(ECMO)를 착용했으며 지난 12일에는 완치자 혈장을 주입하는 치료까지 받고 있다.
앞서 보건당국은 그동안 고령자와 기저질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됐을 경우 위험하다고 밝혀왔다.
이에 대해 위성헌 수원성빈센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확산을 억제하려면 이제라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위생 및 기본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면서 “보건당국 역시 지역사회 감염 및 3차 유행을 방지하기 위해 각 상황별 대응책을 마련,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영국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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