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지분 38% 사우디 국부펀드에 매각… 1조2천억원 유치

▲ 포스코가 사우디 국부펀드에 포스코건설 주식 양수도 계약을 맺은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권오준 포스코 회장, 압둘라만 알 모파디(Abdulrahman Al Mofadhi) PIF총재,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 순). 포스코건설 제공

포스코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Public Investment Fund)와 포스코건설 주식 양수도 계약 체결을 통해 약 1조 2천400억원의 해외투자를 유치했다.

15일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압둘라만 알 모파디(Abdulrahman Al Mofadhi) PIF총재는 송도 포스코건설 본사에서 포스코건설 지분 38%(포스코가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 건설주식 180만2천850주 매각 및 포스코건설의 508만3천694주 신규 발행)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매각 후에도 포스코는 지분 52.8%를 보유해 포스코건설의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며 PIF는 2대 주주가 된다.

포스코건설 경영에는 PIF가 선임한 2명의 이사가 참여하게 된다.

아울러 양측은 합작 건설사를 설립해 사우디 정부가 발주하는 철도, 호텔, 건축 등 현지 주요 건설사업에 공동으로 진출하기로 했다.

권 회장은 “먼 여행을 떠나기 전 올바른 동반자를 선택한다”는 아랍 속담을 인용, “한국은 ‘코리아’라는 이름을 고려시대 이곳 송도에서 불과 50㎞ 떨어진 예성강 하구 벽란도에 온 아랍상인들을 통해 서양에 알렸는데, 이번에 한국과 사우디가 함께 미래를 열 수 있게 된 것도 양국 간 1천 년이 넘는 역사적 교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본 계약은 지난해 8월말 PIF의 인수의향서(Indicative Offer) 접수 이후 실사 및 협상을 거쳐 9개월여만의 일궈낸 결과로,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 시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맺은 양해각서에 이은 박 대통령 중동 4개국 순방 최대 성과물로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한편, PIF는 사우디의 제조업과 산업 인프라 투자를 주도하는 국부펀드로 자산 규모가 3천억달러(330조원)에 달한다. 2008년 설립 당시 사우디 재무부 산하이었다가 올해 사우디 경제개발을 총괄하는 국왕 직속의 경제개발위원회(CED) 산하로 옮겼다.

사우디와의 합작사업은 철강 업황 악화로 고전하는 가운데 검찰 수사까지 받으면서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한 포스코그룹에 활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에서 그룹 성장을 이끌 새로운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으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포스코가 지난해부터 총력을 기울이는 재무구조 개선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 주력해온 포스코건설은 신주 발행에 따른 유상증자 효과로 재무구조 개선 성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김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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