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로 美 마이너 진출 경력 kt, 송구능력 보고 보직변경 놀라운 성장세… 연일 강속구
김재윤(kt)이 KBO리그에 처음 등장한 건 지난달 17일이었다.
당시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는 kt wiz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kt가 2대6으로 끌려가던 8회초 낯선 이름 석자가 전광판에 올랐다.
‘김재윤’. 이날 막 2군에서 콜업된 25살 중고 신인이었다. 롯데 오승택을 공 4개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직구 시속이 150㎞에 육박했다. 이후 타석에 들어선 임재철, 문규현도 마찬가지였다. 3연속 헛스윙 삼진이었다.
데뷔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김재윤은 이후 줄곧 1군에 머무르며 kt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불펜 요원이 됐다. 그는 10일 사직 롯데전까지 14.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9이닝당 삼진수는 12.27, 이닝당 출루율을 뜻하는 WHIP는 0.95로 팀 내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빼어난 성적을 보유한 김재윤은 올 1월 이전까지만 해도 투수가 아니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kt가 특별 지명할 때까지만 해도 그는 포수였다. 김재윤은 휘문고 재학 시절까지만 해도 수비형 포수로 이름을 날린 뒤 2008년 졸업과 함께 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거를 꿈꿨다. 그러나 약한 공격력이 발목을 잡았고, 그는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 0.211의 저조한 성적으로 2012년 방출 통보를 받았다.
한국으로 돌아온 김재윤은 현역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마쳤고,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kt의 부름을 받았다. kt는 애초 그를 포수로 선발했으나, 1월 스프링캠프부터 투수 자원으로 분류했다.
송구 능력에서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하면서였다. kt는 김재윤이 투수로 자리 잡기까지 약 1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봤지만 그의 성장세는 놀라웠다.
포수 시절부터 어깨 하나는 알아주던 김재윤은 어렵지 않게 150㎞를 넘나드는 직구를 던지게 됐다. 다만, 투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변화구를 더 가다듬어야 한다. 김재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1군에서 공을 던지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라며 “열심히 노력해 보다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이번 시즌 목표”라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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