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메르스 환자 “아무런 제지없이 KTX 타고 이동”

하루 2만명 이용 광명역 방역 ‘구멍’

메르스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메르스 환자가 KTX광명역을 이용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KTX 광명역 방역관리가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광명시와 방역당국에 따르면 부산에서 메르스 1차 양성판정을 받은 P씨(61)는 지난 2일 오전 9시46분께 광명역을 출발하는 부산발 KTX에 승차한 것으로 밝혀졌다.

P씨는 지난달 26일, 14번 환자가 입원해 있던 서울삼성병원에 사흘 동안 병문안을 다녀온 뒤 이날 광명역에서 KTX를 타고 부산에 도착했다. P씨는 당시 광명역에서 부산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KTX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명역은 지난 4월 호남선 개통과 함께 이용객이 급증, 하루 평균 2만명이 넘는 승객이 승하차를 하고 있지만 메르스에 대한 방역대책은 전무한 상태다. P씨처럼 격리환자나 의심환자들이 역사를 이용해도 전혀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현재 시 보건소에서 제공한 세정제와 체온기 등이 비치됐을 뿐 전체 이용객을 위한 방역대책은 찾아볼 수 없으며 보건당국에 발판소독기 등을 요청했지만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최근 반경 4㎞ 이내인 시흥시와 부천시, 군포시, 서울 금천구와 양천구 등에서 양성반응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어 KTX 이용객에 대한 보다 정밀한 관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보건당국은 메르스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추적·조사한다는 방침이지만, 시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광명역 관계자는 “많은 인원이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자체와 방역당국의 지원없이는 현재로서는 방역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광명=김병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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