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메르스 공포에 휩싸여 있다.
메르스에 걸리지 않기 위해 개인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꺼리며 자신을 보호하는 모습은 이제 낯설지 않다. 이는 자신은 물론 배우자, 부모, 자식들의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본능의 발로이다. 또 친구와 친척, 직장동료 등 지인들도 포함해 우리나라 국민 모두가 안전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다만 메르스에 대처하는 행동을 어디까지,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가는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듯하다. 우리 가정에서도 메르스 여파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느냐 마냐를 놓고 작은 의견 대립이 있었다. 아이는 엄마의 판단으로 지난 3일부터 학교에 등교하지 않고 있다. 만에 하나 무슨 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란다.
학교에서도 결석 처리를 하지 않고 있고, 다른 부모들도 상당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는 객관적 사실도 주장한다. 이에 반해 휴교된 학교도 아닌데 결석처리를 안 한다고 학교까지 안 보내는 것은 오버하는 것이 아닌가 해 학교를 보내는게 어떻겠느냐고 했지만, 아이 교육 문제는 엄마의 판단을 우선시하기에 아이는 학교에 가지 않고 있다.
8일날 모 종합병원에서 수술이 잡힌 아버지는 본인 걱정보다는 자식들 걱정이 우선이다. 수술 후 3~4일 후면 퇴원하니 병원 근처엔 얼씬도 하지 말라신다. 특히 손주들과 며느리는 절대로 오지 말라고 한다. 자식된 입장에선 의료 종사자들도 메르스 주요 전파 경로 중 하나라니 또다른 걱정이다. 물론 해당 병원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말이다.
다시 한 번 깊은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일말의 감사함도 있지만, 국민 대다수는 한없이 불안하다. 날이 갈수록 3차 감염자와 사망자의 증가 등 확산 일로를 걷고 있는 작금에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은 또다시 깊어지고만 있다. 앞으로라도 적극적이고 적절한 정부의 대처를 바랄 뿐이다. 이를 통해 메르스라는 폭풍이 대한민국을 하루빨리 지나가길 염원한다.
이명관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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