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단맛 쓴맛… 구수한 사투리·재치로 승화

윤한로 시인, 등단 34년만에 첫 시집 4부로 구성… 30년 인생 굴곡 담아
우리가 사는 세상 있는 그대로 표현

아름다운 풍경이나 추상적인 사물보다는 흔한 일상을 시에 담았다. 정제된 말보다는 구어나 사투리로 현실 그대로를 표현해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듣던 옛 이야기처럼 포근하고 편안하다.

윤한로 시인이 첫 시집 <메추라기 사랑 노래> 를 통해 세상을 이야기한다. 지난 1981년 등단한 이후 34년 만에 내놓는 시집이다.

그렇다고 그가 그동안 시를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발표를 하지 않았을 뿐 6백여 편이 넘는 시를 계속 써왔다. 이렇게 많은 시를 써오면서도 책에 담지 않았던 이유는 좋은 시를 쓰려는 욕심 때문이었다. 제대로된 시를 준비하려다 3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갔다.

물론 세월이 많이 흐른 만큼 그의 시에는 30년 인생의 굴곡이 모두 담겼다. 총 4부로 나눈 책의 소제목을 ‘잡시’, ‘졸시’, ‘천시’, ‘동시’로 나눈 것도 굴곡을 솔직하게 담아내기 위해서다. 하나 하나 읽어내려가다보면 좋고 아름다운 향기보다는 삶에 찌른 땀 냄새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냄새가 고약한 건 아니다.

자신이 살던 시골, 아내, 할머니는 물론이고 자신이 키우던 개 등도 시의 소재로 삼은데다 다정한 이웃들의 구어와 할아버지, 할머니한테서 들을 수 있는 구수한 사투리를 있는 그대로 담아 정겹다.

 

▲ 메추라기 사랑 노래♣♣윤한로 著

또 추상적인 이미지보다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노래해 어렵지 않고, 시인의 재치와 유머에 재미마저 느껴진다.

그가 안동의 시골학교 교사였던 이오덕 시인의 <일하는 아이들> 을 통해 시를 배웠고, 등단 이후 지금까지 안양예고에서 아이들에게 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만큼 아이들의 동심도 제대로 포착했다.

이슬비, 개똥참외, 바보온달, 개떡 등 그의 학창시절 속 추억은 물론 현재 아이들의 생각과 고민도 시 속에 펼쳐진다. 편안하고 아름다운 우리말, 사투리로 그리고 있는 그의 시를 들여보다 보면 구수하고 포근했던 옛 추억이 저절로 떠오른다. 값 9천원.

신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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