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지역의 가뭄사태가 심각하다. 지난해 여름비가 시원찮게 내려 가을부터 시작된 가뭄이 올봄까지 이어져 대지가 바작바작 타들어 가고 있다. 게다가 올봄 자주 발생한 황사현상 때문에 수시로 천지가 온통 뿌옇고 대지는 황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8~9개월째 계속된 가뭄으로 군내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뚝 떨어져 바닥을 보이면서 논에 물을 대 지 못해 모내기를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간신히 모내기를 마친 논도 타들어 가고 있다.
특히 가뭄 피해가 극심한 양사·교동지역은 이달 말까지 비가 내리지 않으면 논농사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시원한 비 소식이 없어 농민들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기상청은 여름철(6~8월) 장기 예보를 통해 6월엔 평년보다 기온이 높겠으며, 강수량도 적겠다고 예보했다. 특히 중부지방은 장마도 늦고 장맛비의 양도 평년보다 적겠다고 예보하고 있어 농가 피해가 날로 커질 것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양사·교동지역 농가는 최악의 경우 마른 논에 콩·메밀 등 대체작물이라도 재배해볼까 궁여지책을 고려하고 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바닷가 인접 매립지 논바닥은 염분이 하얗게 솟아 그나마 대체작물 전환도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강화지역 강수량은 605.3㎜로 2013년 1천275㎜에 비해 절반도 안 됐다. 평년 강수량 1천346.7㎜와 비교하면 741.4㎜나 적게 내렸다. 올 들어선 현재까지 겨우 103㎜만 내렸을 뿐이다. 때문에 평소 85% 이상 저수율을 유지하던 31곳의 저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졌다. 저수율이 30%도 되지 않는 저수지가 8곳이나 되고, 교동면 고구저수지 등 일부 저수지는 아예 저수율이 0%로 바닥이 쩍쩍 갈라져 있다. 비상대책이 필요하다.
강화는 상습적 한해(旱害)지역이다. 걸핏하면 겪어야 하는 봄 가뭄을 예견하고 이에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했어야 했다. 물론 강화군은 가뭄대책으로 100억 원을 투입, 관정개발 등 농업용수 개발에 나섰다고 하나 역부족이다.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
이제 농업 정책당국과 강화군은 비상인력을 최대한 가동시켜 용수 확보에 총력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물·관정 등 용수원 개발에 힘쓰고 양수기와 전동기 등 한해대책 장비도 총동원해야 한다. 정부는 이 같은 비상대책과 함께 장기적으로는 반복되는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한강물 끌어오기 등 총체적이고 항구적인 물 관리 체제를 확립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어서야 어디 정부라고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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